[여행49일째] 도라(Dora)의 여섯 번 째 생일파티
유럽 Europe/Croatia
2012년 5월 26일..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내가 있었던 크로아티아에서는 파티가 있었다.. ;;
호스트 유리쨔(Jurica) 가족의 첫째 딸 도라(Dora)의 여섯 번째 생일이었다.
가족과 친지, 그리고 친구들의 가족들이 총 30명이 넘는 큰 파티였다.
음식은 한국의 그것과 많이 달랐지만,
준비하는 과정은 비슷하더라는… ;;;
여자는 바쁘고,
남자는 뤽렉스… ㅡ.ㅡ;;;;
유리쨔도 가만히 의자에 앉아서 생각하거나,
눈 감고 상상하는 거 좋아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ㅋ
(덩달아 말똥도 자기편을 만나 신이 났음. ;;;;;;)
주문한 음식도 많았지만,
아침 7시부터 시작된 음식 준비는,
오후 1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나는 음식을 제외한 테이블 세팅 및 의자 준비를 도왔지만,
마야(Maja, 유리짜의 아내)가 하는 일에 비하면 이건 손 가닥 까닥한 것도 안 된다..;;
마야는 정말 대단하다.
그래도 사랑하는 딸의 생일잔치이고,
딸이 너무나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힘이 나는 모양이다.
엄청나게 큰 케잌도 직접 만들고, 빵도 굽고..
슈퍼 우먼!
둘째 딸과 함께 마야(Maja)의 일손을 거들어 주고 있는(?) 유리쨔(Jurica)
마야 사진은 없다.
바쁘게 요리하는데 사진기 들이대면서 웃어 달라고 하기가 좀 민망해서… ;;;
사람들은 2시가 넘어야 오는데, 새벽 6시부터 들떠 있는 오늘의 주인공 도라(Dora)
마야 옆에서 계속 얼쩡 거리기 뭣해 잠시 밖으로 나온 우리.. 도라의 생일 선물(꽃)도 샀다. ^^
다시 봐도 아름다운 바라즈딘의 동화 속에나 나올 것 같은 성..
아이스크림은 세계 어느 곳이나 맛있다.
앞머리가 눈을 찌르는 말똥.. 이날부터 머리에 핀을 꼽고 다닌다. 아기 같다.
어린이 테이블은 믿기 힘들겠지만 도라(Dora)가 직접 세팅했다.
유리짜(Jurica)의 아버지(83살)의 방은 박물관이다. 동생분은 6,25전쟁에 참전하시기도..
유리쨔의 부탁으로 바흐 곡 중에서 기억나는 한 곡을 연주해 봤다.
'밤부스'라는 크로아티아의 술..
'밤부스'는 와인+코카콜라...
우리나라의 폭탄(Bomb)주가 전해진 게 아닌가 생각했다... ;;;
드디서 파티 시작.
마야의 아버지가 와인농장 & 목축업을 하시는 관계로,
엄청난 양의 와인과 치츠, 소시지 등이 공급이 되고,
거기에 주문한 음식에 구운빵까지,
테이블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2시부터 시작된 파티는 저녁 8시가 되어서 끝이 났다.
내가 보기에는 아이의 생일잔치라기 보다는,
어른을 위한 생일파티 같은 느낌이 물씬 났다. ㅋ
어린이들이 모두 좋아하는 촛불 끄기. 동생 사라(Sara)와 함께..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케잌을 마야는 직접 만들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파티가 끝나고...
남자들의 힘자랑 퍼레이드 ... ㅡ.ㅡ;;
유리쨔의 누이의 남편.. 그러니까 처남 쯤 되겠다.
몸이 완전 보디빌더 수준임...
하루에 20분만 투자하면 이런 몸을 만들 수 있다며.... ㅎㄷㄷㄷㄷ
한국에서 일하면서 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한손으로 턱걸이 하는 유리쨔.
대단하다!
보기에는 약해 보였는데.. ;; ㅎㅎ
열심히 한국의 힘을 보여주고자 하는 말똥....
그러나 우리 한국인은 겸손의 미덕(?)을 알기에,
빨리 내려와 줬다. ㅋ
지구 반대편에서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
난 이렇게 하루를 보냈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할머니도 내가 행복하면 좋아하실 거란 생각으로,
맘 편히 글을 적어 본다.
할머니의 뺨, 할머니의 체취, 할머니의 목소리,
모든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할머니, 내가 없었어도 너무 서운해 마.
한국 가서 찾아 뵐게.
모든 사람이 할머니 축복 속에서 갔다고 좋은 거래.
그러니까 할머니도 예전처럼 짱짱하게 저 세상에서 사셔요.
사랑하는 애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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