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똥말똥의 세상여행

[여행65일째] 모로코를 떠나 바르셀로나로..

아프리카 Africa/Morocco

모로코에서 여섯 밤을 잤다.

사연 많은 날들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기분 좋게 마무리 되는 듯하다...

 

탕헤르(땅제)에서 우연히 기차를 놓치고,

6시간을 기다려 탄 기차에서 여대생들을 만나고,

일정에 없던 라바트로 초대를 받고..

모로코 체류기간의 절반 이상을 라바트에서 보내게 되고,

모로코의 이미지가 바뀌게 되고

 

라바트를 오지 않았다면 내 기억 속의 모로코는

여행자를 우롱하는나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사실 모로코는 아프리카의 나라임에도 매우 서구화되어 있어

다른 아프리카 나라보다 훨씬 여행이 쉽다고들 하지만,

아직 다른 나라를 경험해 보지 않아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열 받았을 수도 있다.

 

여튼

결과적으로 모로코는

내가 생각했던 데로 따뜻하고 정이 많은 나라로 기억될 것이다.

 

오늘은 정들었던 모로코를 떠나, 다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입성하는 날이다.

원래 9일에 입성하여 현지인들과 함께 어제의 경기를 응원하고자 했으나,

일정이 맘대로 되질 않아 이틀이나 늦게 입성하게 되었다.

그래도 14일에 있을 스페인 Euro2012 경기는

현지인들과 함께 펍(Pub)에서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니면 그냥 숙소에서라도..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 차려주신 정성스러운 아침을 먹고,

시계를 보니….

웁스.;;;

기차를 놓칠 것 같다. .;;;

11시 기차인데,

벌써 10 32.;;;;;;;

 

매일 아침 정성 가득히 직접 오렌지를 짜서 1진씩 주셨다.

모로코 길거리에서도 오렌지를 짜서 주스로 만들어 주는 가판대가 많다.

보통 4,5 디르함(600-700원) 정도..

 

직접 구워 주신 모로칸식 크레뻬.

이 얇은 빵이 3,4겹으로 다 나뉘어 있다.

보통 크레뻬와는 달리 매우 쫄깃쫄깃 하다.

 

4일 동안 정말 맛있게 마셨던 민트티.

만드는 방법을 배워 왔기에 한국에 가면 도전해 보려고 한다.

우선 민트(박하) 씨를 사서 길러야 함.. ㅎㅎ... ㅡ.ㅡ;;;

거창집 밭에다가 심어서 길러봐야 겠다.

 

방으로 올라와서 미친 듯이 짐을 싸고,

온몸이 다 젖도록 기차역까지 뛰어서 출발 4분 전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우리가 뛰어 오는 걸 보고 차장 아저씨가

“Casablanca(카사블랑카)?”

하더니 표 검사도 없이 빨리 저 쪽으로 가란다. ㅎㅎㅎ

 

모로코의 라바트에는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이 없다.

우리나라의 성남공항처럼 군인전용 혹은 대통령 전용기를 띄울 수 있는 작은 공항만 있다.

간혹 Kabul 성지순례 기간에 여분의 비행기를 띄워 개인들이 이용하기도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금지된다고 한다.

(며칠 전 아이샤가 설명해 주었음.)

그래서 개인들은 기차로 1시간 40분 정도 떨어진,

카사블랑카 공항(모하메드 5세 공항)’으로 가야 한다.

 

처음에 기차표 시간을 온라인(http://www.oncf.ma)으로 검색할 때,

카사블랑카 공항(Casablanca Airport)’라는 기차역이 없어서 얼마나 찾았던지..;;;

알고 보니

 모하메드 5세 공항(Mohamed V Aeroporte/ MED V )’ 기차역이었다. ;;;

 

라바트(Rabat Ville) - 모하메드V 공항(Aeroport Mohamed V) 기차표.

매 시 정시 출발 / 75디르함 / ain sebaa(아인쓰바) 경유

 

평일에는 매 시 정각에 라바트(Rabat Ville) 역에서 출발하여,

50분 후 ‘Ain Sebaa(아인쓰바)에서 공항으로 가는 기차로 갈아탄다. (3번 플랫폼)

그리고 40분쯤을 더 가면 공항 입구 바로 앞에 기차가 정차한다..

(이 모든 정보도 트립어드바이져(tripadvisor)’에서 알게 됨

우리나라 사이트에는 아직 이런 정보가 없었음…. ㅠㅠ)

 

라바트(Rabat Ville)에서 정시에 출발하지 않는 기차들은

카사블랑카 역에서 환승을 하는 듯 했다.

예측하건대,

그 쪽이 시간이 더 걸리는지

기차역 승무원이 아인쓰바에서 갈아타는 걸로만 추천해 줬다.

 

이제껏 여행하면서 처음 보는 2층 기차.

모로코에서 이런 기차를 보다니 깜짝 놀랐다!!

 

모로코 기차에는 안내방송이 따로 없어서,

같이 타고 가는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공항에 도착하게 되었다. ;;

 

공항 입구 바로 앞까지 들어오는 기차..

굉장히 편하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보딩패스 받고 검색대 통과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림…;;;;

한국 같았으면 다들 승무원 노려보고,

공항 직원들 노려보고 눈에 불꽃이 일겠지만,

그냥 모두들 조용히 처분만을 기다리는 순한 양들 같다. ㅎㅎ

우리도 인내심 있게 참았다.

(남에 나라 와 놓고선 어쩔 건데? ㅎㅎ)

 

좌석의 절반은 텅텅 빈 ‘Royal Air Maroc(로얄 에어 모로코)’ 비행기를 타고

1시간 40분만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우리의 보딩패스를 끊어주는 로얄 에어 모로코 승무원이,

한국인도 일본인처럼 비자가 필요 없냐고 물어본다.

그러더니 유럽에 다 필요 없냐고 또 물어본다. ㅋㅋㅋ

그렇다고 했더니,

너무 좋다고, 완전 부럽다고 했다.

 

다시 한번..

삼성과 LG 같은 대기업들이 무지 고맙다.

나라의 이미지()라는 게 관광객 개개인이나 외교관의 능력에 의해 좌우되기보다는

삼성과 LG같은 해외진출기업들의 성과에 의해 많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모로코 공항을 온통 도배해 놓은 SAMSUNG 광고들을 보면서,

우리가 모로코에 있는 것이 맞는지 잠깐 잊어버릴 정도였다.

 

로얄 에어 모로코(Royal Air Maroc) 비행기에 탑승하는 사람들...

 

분명 이 글자가 'Royal Air Maroc' 일 것이다. ㅋㅋ

 

비행기 잡지에서 본 그림을 찍어 보았다.

라바트인가 카사블랑카인가 그 인근에 있다던 파란색 마을 (Blue Village)..

가 보지는 못하고, 그냥 사진만 올려 본다.

 

안녕! 모로코!

비행기가 이륙한다.

 

 

스페인 시간 오후 5시 55분..

무사히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불과 2시간 전에 있었던 모로코의 기억들이

아득한 꿈인 것처럼 멀어진다.

서울처럼 북적이는 바르셀로나에 이내 적응해 버린다.

 

까탈루냐 광장으로 가는 A1 버스를 타고 바르셀로나 도로를 달린다.

뭔가 시원하고 활기가 넘친다.

바르셀로나에 입성했다고 말똥도 신났다.  

바르셀로나는 젊은 기운이 넘쳐나는 것 같아 보였다.

흥겹다!! ㅎㅎㅎ

 

공항버스 A1 노선을 타고 까딸루냐 광장으로 간다.

편도 1인 요금 5.65 유로.

다시 유로를 만진다. :) 

 

Barcelona 를 가리키는 표지판도 한 컷!

 

버스에서 내려서 국철(FGC)로 갈아탔다.

한 번에 가기 쉬운 숙소는 아니었다.

 

 

까딸루냐 광장에서 좀 헤매다가,

FCG 라는 국철(기차)을 타고 숙소 근처 기차역에 내렸다.

표지판을 따라서 500m만 오라고 소개에 되어 있었다.

 

무거운 가방을 매고 500m는 넘는 산길을 올라오는데,

마지막 “30m”라는 표지판을 보고 힘을 내며 올라갔다.

정문까지 “30m” 이다.. .;;

이거 뭥미.. ?

정문을 지나서도 또 한참을 올라간다.. .;;;

왜 올라오는 길에 주차선이 그렇게 많이 그여 있는지 알 것 같았다.

 

문뜩 어제 읽었던 평이 생각났다.

이 호스텔(INOUT Hostel) 평 중에서

최악의 점수(53)를 준 아가씨가 떠올랐다.

분명 차 없이 우리처럼 짐이 많은 아가씨였을 것이다.

 

땀이 흥건하다.

망했다.

왠지 숙소를 잘못 선택한 것 같다. .;;

가격도 괜찮은데다가

아침도 주고,

공원안에 위치해 있어 자연을 즐길 수 있고,

평도 꽤나 좋아서 왔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기차를 꼭 타야만 접근할 수 있고,

공원이 아니라 이건 무슨 국립공원 같다. ;;;;

망했다.

산 속에 있다. .;;;

게다가 슈퍼마켓을 가려면 기차를 타고 가야 한다!!!

미치겠다. ㅠㅠ

우린 갇혔다. ㅠㅠ

 

결국 저녁을 해 먹겠다던 야심 찬 다짐은,

7유로짜리 냉동피자로 무너져야 했고,

내일은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장을 봐서 기차를 타고 들어와야 한다.

 

그래도 꼭!!!

저녁을 쌀밥으로 해 먹을 거다!!!

중국 슈퍼마켓을 찾아서,

얼큰한 라면도 끓여 먹을 거다!!!!!

필승 코리아!

 

Euro2012 우크라이나-스웨덴전을 보며 오늘 저녁을 보낸다.

내일 저녁 풍경도 별반 다르지는 않을 듯ㅎㅎ

 

내일 쯤

숙소가 조금 더 익숙해지면 별로 불편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냥 평이 좋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아마 악평을 달았던 아가씨는 하룻밤 묶고 간 사람일 게다.

 

 

 

[여행64일째] 쉘라(Chellah) & Euro 2012(Spain-Italy)

아프리카 Africa/Morocco

이젠 모로코의 풍경도, 돈도, 문화도, 사람들도

모두 익숙해진 듯하다.

마음이 편해서 10시까지 늘어져서 잤다.

역시 좋은 숙소라 어제 숙박률 100% !!!!!

7개의 방이 다 찼다.

이 숙소를 블로그에 꼭 홍보해야겠다 다짐했다.

 

오늘은 지난 번에 진입에 실패했던 쉘라(Chellah)로 가기로 했다.

이젠 택시도 너무 익숙하게 잘 잡는다.

시내 운행만 가능한 쁘띠딱시(Petie Taxi)를 여유있게 잡고는 쉘라로 향했다.

 

쉘라(Chellah)는 모로코에 남아 있는 로마유적지인데,

이후에 아랍 양식의 건물도 옆에 함께 지어진 듯 해 보였다.

로마유적이 워낙 오래되었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된다.  

모든 북아프리카는 예전 로마의 영토였다.

그래서 실제로 이탈리아보다는 북아프리카에 로마의 유적지가 더 많지만,

보존이 잘 되어 있지 않고,

일반인들이 쉽게 여행할 맘을 먹지 못해 잘 알려지지 못한 것 같다.

야튼,

지금은 다 허물어진 유적지에 불과하지만, 당시는 그래도 성? 마을? 역할을 했던 쉘라로 간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연인과, 가족과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보였다.  

 

입장하면 곧 이런 풍경을 본다. (입장료 10디르함, 1,300원 정도)

인터넷에서 미리 이미지를 보고 가지 않았으면, 약간 실망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역시 허물어진 유적지.

이게 로마 유적지인지 아랍 유적지인지 알 수가 없다. ㅎㅎ

그냥 분위기를 즐기며 걸었다.  

 

탑과 같은 곳

잘은 보이지 않지만, 꼭대기에 황새가 있다.

여기만 있는 줄 알았더니 나중에 보니 완전 많다.

 

황새만 보면 찾던 나... 

그러나 곧 시들해졌다.

 

요건 아랍 양식인 것 같은데.. ㅎㅎ

 

이것이 관이라고 난 확신했지만, (주로 2개씩 커플로 있었음)

말똥은 아니라고 우겼다.

분명 저 철창 너머로 왕과 왕비의 관자리 같은 것이 있었다고.. ㅡ.ㅡ;;;

 

이런 황새가 무지무지무지 많다 !!

머리 위로 막 날아다님 ㅎㅎ 

 

왠지 멋있어 보이는 나무와 함께..

 

저 나무에 뜨문뜨문 하얗게 보이는 것이 다 황새!!!!

 

황새의 깃털이 내 발만하다.

 

아이가 고양이에게 과자를 몇 번 던져주었는데,

고양이들이 다가오자 겁을 먹고 소리지른다. ㅎㅎㅎㅎ

 

무너져 쓰러진 기둥..

 

로마의 유적지인지 뭔지... 그냥 폐허..

 

좀 높은 곳으로 올라가 찍은 사진.

 

말똥이 붉은 벽돌을 가리키며 아는 척을 한다. ㅋㅋ

옛날에 붉은 벽돌을 사용했던 지역은 벽돌을 굽기 위해 주변의 나무를 엄청 베었다고 한다.

그래서 주변이 황폐해지면서 결국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이 되었다고..

인간의 무지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모로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포도나무..

 

오늘 확~ 꽃힌 꽃나무..

노란색 꽃이 정말 너무 너무 탐스럽고 아름답다.

 

요건 분명 아랍 스타일이라고 확신한다!! ㅋ

 

여기저기 널려 있는 황새들..

생각보다 좀.. 지저분.. ?? ㅎㅎ

 

도도한 황새..

 

땡볕에 한참 돌아다니다가 그늘에 앉아서 쉰다.

 

앉아서 쉬는데

우리 발 옆에서 계속 돌아다니던 수탉..

우리 닭죽 잘 해 먹는다고...

조심하라고... ㅡ.ㅡ;;;

 

나오면서 입구 쪽을 한 번 찍어 본다.

아마 입구 벽만 온전한 것 같다. ㅋㅋ

안으로 들어오면 그냥 황폐..

 

쉘라를 배경으로 셀카 한 컷!

슬렁 슬렁한 스케쥴에 말똥이 웃는다.

 

멀리서 바라본 쉘라.

근처에 쁘띠딱시가 잘 없어서 바로 옆에 보이는 왕궁 쪽으로 걸어 간다.

 

왕궁의 많은 입구 가운데 하나.

많은 입구 가운데 관광객이 들어갈 수 있는 입구는 하나 뿐이다.

(쁘띠딱시 운전기사 아저씨가 이야기 해 줬다.)

 

우리 숙소 근처 메디나로 돌아와서 내일 기차표를 알아 보러 Rabat Ville 기차역 근처로 왔다.

이건 역 근처에 있는.... 우리나라로 치면 국회의사당.

어제와는 달리 보초병들이 여러 명 서 있는 걸로 봐서,

아마 안에서 회의가 진행 중인가 보다.

 

그리고 그 바로 앞에는 이렇게 사람들이 플랭카드를 밖아 넣고 있다.

프랑스어로 된 것을 읽어 보니..

"너네들이 하는 짓이 못마땅해서(지켜지지 않아) 우리가 여기 왔다!"

뭐 이런 식으로 적혀 있다.

한국이나 여기나 뭐...  ㅎㅎㅎ  

 

라바트에서 카사블랑카 공항으로 가는 기차표를 산다.

(2등석, 75디르함, 1만원 정도)  

모로코 기차표는 (http://www.oncf.ma )에서 시간확인이 가능하다.

표를 사면 꼭 그 시간이 아니라도 그 구간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모로코에서는 기차예약 문화가 별로 없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표를 사는 사람을 못 봤다.

(사실 아직까지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표를 사기 전 지폐가 종류별로 있는 걸 발견하고 찍어 보았다.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현재 국왕 모하메드6세의 모습..

지금은 40대 후반이라고 한다.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온 말똥..

TV로 볼 게 많아 나갈 생각이 전혀 없다. ㅡ.ㅡ;;;  

테니스 프랑스 오픈 결승전(조코비치-나달)을 보고(우천으로 3세트 도중 중단),

Euro2012 축구경기를 연속해서 본다.

스페인 - 이탈리아 경기라 축구에 관심이 없는 나도 동참!

화면에는 비장한 스페인 축구선수의 얼굴이 지나간다.

 

시간이 난 김에 숙소 홍보나 한번.. ㅎㅎ

여기는 라바트 기차역(Gard Rabat Ville) 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떨어진 모로코 전통양식의 숙소다.

걍 기차역에서 나와서 왼쪽으로 계속 걸어서(10-15분),

이 숙소가 있는 골목이 나오면 왼쪽으로 꺽어 들어오면 20번지에 위치해 있다.

전혀 집이 있을 것 같아 보이지 않지만,

핑크색의 화사한 건물에 대문 앞에 분재가 있는 건물이 20번지라 찾기 편하다.

이름: Dar Yanis Rabat

(http://www.booking.com 에서 검색 가능)

가족(3형제/딸-딸-아들)이 운영하며,

'Dar' 는 우리나라 말로 '대저택', 'Yanis'는 4개월 된 큰 딸의 첫째 아들 이름이라 한다.

번역하면 '야니스네 집' 정도.. ㅎㅎ

큰 딸 분은 프랑스 대사관에서 일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결혼 후 프랑스에서 살다가 이 곳으로 다시 오셨다고..    

2012년 5월 1일 오픈하여 침대도 다 새거다.

라바트에는 수도답게 페즈, 마라케시, 카사블랑카처럼 관광속물(?)들이 별로 없어서,

별로 사기를 당할 위험도 없지만.

대신에 저렴한 숙소가 별로 없다.

1인당 최소 300디르함(4만원 정도) 해야 숙소에 묵을 수 있다.

숙소 이외에 것은 모두 굉장히 저렴함..

이렇게 돈을 안 쓰고 관광을 해도 될까 미안할 정도... ㅎㅎㅎ 

Dar Yanis도 거의 1인당 1박 300디르함 정도 하지만,

시설도 호텔과 별반 다르지 않고,

서비스는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게다가 모로코에는 조식이 포함되지 않는 호텔도 많은데,

여기 조식은 정말 정성이 가득 담긴 조식이다.

모든 건 홈메이드 푸드..

스스로도 자부한다고 한다.

지나간 손님들이 다 아침식사를 최고라고 해 줬다고.. ㅎㅎㅎ

여행와서 식사비 한 끼 아끼면 경비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모른다.

리아드(숙소) 선택 시 조식포함은 필수!!!! ㅎㅎㅎ

이제 사진으로 홍보.. ㅋ

 

여긴 라운지 1.

 

여긴 1층 중앙홀..

방 안에 테이블이 있는 비싼 방은 아침을 직접 방으로 가져다 준다.

우리는 아래로 내려가서 먹는다.

 

중앙홀에서 위로 쳐다 본 모습..

아랍(모로칸) 전통 양식은 이렇게 집을 'ㅁ' 형태로 짓나 보다.

 

여긴 라운지 2

 

여기는 우리방 (제일 저렴함ㅎㅎ 좁아서..;;;;)

우리 방 이름은 '민트(menthe)방' 인데,

방 이름에 걸맞게 민트색으로 되어 있다.

다른 방들도 각각의 디자인에 맞에 이름이 있다.

몇 호실 이렇게 부르지 않는다.

 

정갈한 욕실 입구..

아랍풍.

테라스는 지난 블로그 글에서 홍보(?) 했으니 패스!

 

내가 이렇게 숙소를 홍보하는 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정말 왠만한 사이트를 다 검색해 봤지만,

라바트에는 1박 당 최소 10만원이 넘어야 숙소를 구할 수가 있었다. (2인 기준)

그래서 찾다가 찾다가 가장 싼데도, 평이 좋았던 이 곳으로 왔고,

2박 예약했던 것을 바로 3박으로 늘려 숙박하게 되었다.

라바트를 여행할 사람이라면 꼭 Dar Yanis Rabat 으로 고고!!  ㅋ

 

축구가 마치고 배가 고픈 말똥..

어제 훈제닭구이 하는 곳을 봤다면서 그걸 저녁으로 먹자고 한다.

골목을 약간 헤매며, 메니다 입구 쪽에 있는 닭구이집 발견!!!!

지금 아래 첫 사진의 음식이 더 맛있어 보였지만,

닭을 사랑하는 말똥의 귀에는 내 말이 들리지 않는다. ㅡ.ㅡ;;;

이미 닭 쪽으로 유체이탈... ㅡ.ㅡ;;;;;;; 

손짓을 해가며 '1마리' '포장' 의사표현 전달 성공.. ㅎㅎ

얼마냐고 하니까 "soixante dix(70)"이라고 한다.

좀 비싼데?

하고 생각하는데,

저 안에 아주 순박한 소년이 큰 소리로

"Soixante!(60)!" 라고 한다.

오!

눈치 채 버렸다.

60디르함이였던 것이다! .

하지만 60으로 해 달라고 하면 우리가 가고 나면 혼날 아이가 불쌍해,

그냥 70주고 나왔다.

어차피 내일까지 디르함 다 써야 하는걸..

 

아주아주 맛있는 냄새가 났던 음식!

아마 못 먹어 보고 떠날 것 같다. ㅠㅠ

 

한국이랑 똑같은 훈제 닭구이가 있어서 깜놀!!

 

한국의 훈제닭과 똑같이 생겼지만,

안에는 아랍 향채가 가득 들어 있다. ;;;;;

다행히 고기에 맛이 베이지는 않았지만,

아랍향이 물씬 나는 훈제닭이었다.

한국과 똑같은 맛! ^^

 

 

말똥은 다시 Euro2012 Croatia(크로아티아) - Ireland(아일랜드) 축구경기를 보러 내려 갔다.

크로아티아에는 유리쨔 가족이, 아일랜드에는 스티브가 응원하고 있겠다 싶었다.

이젠 나라의 이름보다,

그 나라의 사람들이 먼저 떠오른다.

내가 만난 사람들도 '코리아'하면 나와 말똥이 떠오르겠지? ㅎㅎ

 

내일은 카사블랑카 공항으로 기차를 타고 가서,

바르셀로나로 넘어가는 비행기를 탄다.

싼 티켓을 찾은 덕분에 육로 이동보다는 훨씬 빠르고 수고를 덜게 되었다.

카사블랑카에는 세계 최대의 모스크 핫산II 모스크가 있다.

아쉽지만 패스!

그냥 바로 공항으로 간다.  

 

이 숙소에서 3일을 머무르면서

제주도에서 숙소를 하나 운영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물론 지금도 숙소들로 넘쳐나지만,

늘 틈새란 있는 법이니까 ㅎㅎ

 

 

 

[여행63일째] 모하메드 5세 대학 & 우다야(Kasbah Oudaya)

아프리카 Africa/Morocco

오늘은 아침 일찍 움직여야 하는 날이라

(어느 순간 7시에 일어나는 것이 일찍 일어나는 것이 되어 버렸다.;;)

몸도 긴장을 했나 보다.

정확히 6 59분에 일어나서 시계를 확인하고서,

알람이 울리길 기다리며 누워 있었다.

조금 더 이불 속에서 부비적 대다가 벌떡 일어나서 씻고 나갈 채비를 했다.

 

바로 나가려는 우리에게

직원 아가씨가 금방 쟁반에 모로코식 아침을 차려준다.

우리가 일어나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는

미리 준비해 놓았던 모양이다.

맘이 급했지만 차려 주신 맛있는 아침을 맛있게 먹고

상쾌한 라바트의 바람을 얼굴로 살결로 느끼며 메디나를 걸어 나왔다. 

 

간단히 보이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전통 모로코식 아침..

 

모하메드 5(Mohammed V) 의과대학으로 가는 트램을 타기로 했다.

라바트의 트램은 Line1, Line2 이렇게 두 노선이 있다.

여기는 유럽과는 달리 트램 정거장에서 미리 표를 끊어서 승차해야 한다. (6 디르함)

(내부에 티켓판매기계 없음.)

표를 끊고 들어가서 표를 펀치기계에 넣고 탑승시간이 찍히도록 해야 하는데,

승무원이 늘 보고 있기 때문에, 타자마자 바로 기계에 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표가 새 것이므로

다음에 또 쓰려는 얄팍한 꼼수라 오해 받는다. ㅋㅋ

1회용 트램 티켓. 6디르함.

 

정말 라바트와 안 어울리는 싸이버틱한 트램.

트램이 다닌지 1년 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3명이 치여 죽었다고 한다.

소음이 전혀 없고 너무 조용해서 오는 줄 모르고 길을 건너려고 뛰어 들다가 치인다고 한다.

 

트램을 타고 가면서 수첩을 보니,

어제 한 여대생이 그려 준 모로코 지도가 있다.

우리가 모로코 지도가 없다고 도시 위치 좀 알려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정성스럽게 그려 주었다.

 

트램을 잘못 타서 한번 환승을 하고,

(탑승시간이 찍히고 나서 1시간 동안 환승 가능. 역방향 이동 불가능)

무사히 Line 1의 끝 역인 Al.Irfane(알이흐빤느)에 무사히 도착했다.

10분쯤 기다리니,

반가운 아이야와 아이샤가 택시에서 내리며 손을 흔든다.

 

바로 대학교로 갔다.

모하메드 5세 대학이 모로코에서 제일 좋은 대학이냐?’

하고 물었는데,

그냥 그렇다고 대답하면 될 것을 또 토론을 시작한다. ㅋㅋㅋ

뭐 하나도 대충 넘어가는 것이 없는 여대생들.

결국

최고로 좋은 대학들 중 하나

로 결론 맺었다.

여기서 또 그들의 순수함을 엿본다. ㅎㅎ

 

대학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건물을 소개받다가 아이다를 만나고,

다시 이스마를 만났다.

이스마가 우리를 기다리며 보고 있었던 건

다름 아닌 모하메드 5세 의대생 전원의 전과목 성적표!!!!!

끼약!!!!!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전 의대생의 전과목 성적을 교수의 사인과 함께 게시해 놓았다.

. 마이. !!!

우리나라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게시물.. ㅎㅎ

다들 통과한 승리자였기에 여유 있게 자기 성적이 있는 위치를 알려 주었다.

20점 만점에 한 과목이라도 10점 이하가 있으면 낙제인데,

다들 15점 안팎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1-5학년 전교생의 전과목 성적 게시물.. (요건 5학년 용)

7학년 학부과정 + 2년 레지던트(실습) 중

5년차까지는 통과/낙제 시스템이 적용된다고 한다.

모두 5년차 시험을 통과했기에, 이제 낙제할 위험은 없다고 한다.

어제 아이샤의 어머니는 너무 기뻐서 우셨다고 한다.

 

모로코의 교육시스템은 프랑스의 그것과 거의 비슷하다.

공립학교는 모두 무료다.

(의대도 마찬가지. 그래서 학생들이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공부에만 열중!!)

사립대학교는 우리나라의 사립대학 등록금과 거의 비슷하며,

그래서 돈 있으면 누구나 갈 수 있다는 인식이다.

그래서 사립대학 중에는 좋은 대학이 없다고 한다.

성적표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학생들이 그다지 학업적으로 우수하지 않아서 공개를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여대생들이 1학년 때 수업을 들었다던 강당(amphitheatre)

 

해부실... ;;;;;;

둘째 줄에 '아나토미'란 단어가 보인다.

 

대학생들의 학년말 통과시험이 치러지는 시험장..

입구에 이렇게 대문짝만하게 반입금지물 안내가 되어 있다.. 후덜덜덜..

 

모하메드 5세 의대 본관건물.

제일 윗층이 도서관이라 한다.

책이 너무 비싸서 다들 빌리거나 복사해서 쓴다고..

 

입구에서 사진을 찍으라고 해서 한번 찍어 봤다.

 

대학 & 병원을 나오는 길...

5년 동안 다닌 대학이라 본인들에겐 별로 신기할 것도 없을 텐데,

우리를 위해 일부러 와서 구경시켜 줘서 참 고마웠다.

 

대학투어를 마치고,

우리는 메디나 근처의 우다야로 버스를 타고 갔다.

(4디르함, 트램보다 저렴)

버스를 기다리는 우리..

 

4디르함을 주면 영수증 겸 표인 분홍색 종이를 준다.

 

여기 많은 사람들 중에 한 명이 차장이다.

처음엔 그냥 자리에 앉아서 어떻게 돈 내나 궁금했는데,

차장 아줌마가 알아서 와서 돈 다 받아갔다. ㅋㅋ

 

우다야는 옛 요새이자 현재도 만은 예술가들이 사는 마을&성이다.

역사적인 이야기는 많이 들을 수 없었지만,

하얀색과 하늘색으로만 꾸며진 마을과

오래된 성벽과 계단을 보며

그 분위기를 느끼기 만으로도 충분했다 

 

우다야로 가는 길. 아이다 & 이스마.

 

우다야로 가는 길. 아이야 & 나 & 아이샤

 

우다야 가는 길에 잠깐 들른 빵집. 다들 아침을 안 먹어서.. ㅎㅎ

 

우다야로 가려면 메디나를 거쳐야 한다.

페즈의 메디나보다 면적은 작지만,

길은 넓어서 구경하기 참 좋았다.

 

발견한 거북이..

말똥과 나는 거북이를 참 좋아한다.

 

정육점... 왼쪽 아래 붉은 것이 양의 허파..

고무튜브간은 게 꽂혀 있어서 뭔가 했더니 기관지다.. 웩...

 

시원한 햇빛가리개가 있는 라바트의 메디나..

 

아랍어가 잔뜻 쓰여 있는 기념품

 

우다야 입구다!

 

우다야에 들어왔다.

 

벽과 바위의 합체! ㅋ

 

우데야의 정원

혹자는 이 정원을 보고 스페인 안달루시아풍 정원이라는데,

안달루시아 지역 자체가 아랍사람들이 건설한 곳이므로

아랍풍의 정원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듯 하다.

 

역시 우데야 입구의 정원.

물을 잘 다루는 아랍사람들 답게 정원을 잘 관리한다.

 

여자들만 한번 찍어 본다.

 

모로코에서 흔해 빠진 길고양이.

이 고양이는 정말 살이 많은 편이다.

다들 앙상한 뼈를 드러내고 힘겹게 걷는다.

 

우다야 성벽 옆 조성된 마을..

온통 하얀색과 하늘색 뿐이다.

온통 블루칼라로 도배된 마을도 카사블랑카 근처에 있다는데,

그 곳의 이름은 '샤오웬'이라고 했다.

(정확히 들었는지 모르겠따. ;;;)

 

아름다운 속 골목..

 

우다먀 성벽으로 올라서면,

라바트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탁 트인 곳이 있는데,

그 곳은 대서양(Atlantic Ocean)과 아비라카락 강이 만나는 지점이다.

 (아비라카락 강은 Rabat와 살레-Sale-를 가르는 강이다.)

옛날에 바다 저 멀리서 모로코로 들어오는 배를

이 곳에서 감시하고 강으로 들여보내주었다고 한다.

한참을 사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모로코로 오기 위해 대서양과 지충해가 교차하는 지브롤타를 건넜고,

오늘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서 대서양을 본다.

대서양을 바라보는 우리.

 

기분 좋은 말똥.

그토록 싫어하는 셀카를 찍는다!!!

오우!!!

빅 하트를 만드는 법을 알려 주려고 만들어 봤다.

다들 신기해 하며 따라했다.

 

데이트 하는 연인...

우리가 시끄럽게 하자 어디론가 사라짐.. ㅎㅎ

 

바람이 매우 상쾌하다!

 

말똥도 기분 좋다!

 

나랑 아이야랑

 

빅하트는 만드러 보는 센스 있는 아이샤

 

우다야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여대생들이 우리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 해 줬다.

알고 보니 아까 메디나에서 잠깐 들른 기념품 점에서

아랍어로 애지인범이라는 글자를 새겨 달라고 주문해 놓고,

돌아오는 길에 찾으려 했던 것이다.

감동!

사진 한 컷!

저 아랍 글자 첫째 쪽이 '애지' 둘째 줄이 '인범'

읽을 수 있겠는가? ㅎㅎㅎ ;;;

 

!

 여기서 오늘 배운 아랍어 하나! ㅎㅎ

우리가 옛날 코미디에서 자주 들었던,

앗싸라비아!’

라는 말이 있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바꿔서

웃짜라비아!’

라고 하면 이 나라의 특산품인 카페트가 된다고 한다. ㅎㅎ

 

모로코는 프랑스로부터 가장 늦게 해방된 식민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식민지였다기보다는 파트너쉽정도의 관계였던 듯 하다.

물론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수탈도 당했겠지만,

프랑스를 향한 적대의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현재 프랑스-모로코 간 협력관계도 매우 돈독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모로코의 교육은 프랑스의 교육시스템과 거의 비슷하기에,

프랑스 병원에 의사가 모자라면 모로코에서 공수하기도 하고,

모로코-프랑스간 국제전화는 모로코 국내통화료보다도 싸다고 한다.

(이걸 협력관계라고 하긴 좀 그런가.. . ㅎㅎ)

야튼,

여대생들을 통해 들은 모로코와 프랑스와의 관계는 아주 평온해 보였다.

 

 

..

기념품 때문에 그런 건 아니고

원래 밥 한끼를 대접하려고 했었다.

코리안 스타일.. ㅋㅋ

오늘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가야 한다는 아이야의 기차시간을 확인하고,

여대생들이 자주 간다는 레스토랑으로 갔다.

(역시..  모든 음식이 40디르함-6천원- 안팎이다.)

 

이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식사였는데,

이젠 이별이라는 것이 익숙해서 별로 아쉬움도 없다.

그냥 같이 있는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하고,

즐겁게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아이다와 이스마

 

말똥과 아이야

 

Rabat Ville 근처에 있는 맛있고 적당한 가격의 레스토랑.

기차역 정면으로 나 있는 골목으로 들어오면 왼쪽에 바로 있다.

 

점심을 먹고 헤어질 때,

모로코식으로 양쪽 뺨에 쪽쪽 비쥬를 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터라 그냥 악수만

그래도 순수하게 우리를 라바트로 초대해 준 아이샤와는 찐한 포옹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혹시나 해서 전화카드를 사서 (10디르함/10)

프랑스 리옹(Lyon)에 사는 사촌 언니에게 전화를 해 봤다.

낮이라 아무도 안 받는 것 같다.

저녁에 나와서 다시 한 번 걸어봐야겠다.

 

돌아와서 말똥은 한숨 자고,

난 블로그와 여행정보를 검색한다..

우린 짱 멋진 관계..  .;;;;

 

 

 

옥상 테라스에 올라가 뒹굴뒹굴 하다가

배도 안 고픈데 저녁시간이 되었다고 슬금슬금 나가 보았다.

오늘은 시장표 음식에 도전!!!

! 정말이지 저녁이 되니 메디나에 발 디딜틈이 없다.

토요일 저녁이라 더 그런가 보다.

 

 

 

늦은 오후부터 진가를 발휘하는 옥상 테라스.

 

 

 

바람이 정말 시원하다.

 

 

 

 

 

아랍 전통 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옥상 벽 장식무늬

 

 

 

 

발 디딜 틈이 없는 메디나

페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메디나 입구 쪽,

 아무도 없는 조용한 식당엘 들어갔다.

Brochette de Poulet (닭꼬치 같은 것) 2인분에 콜라 2,

54디르함

 

맛은 그냥 그랬지만

현지인들만 가는 곳에 가서

우리 힘으로 잘 사 먹고 나왔다는 뿌듯함.. ㅎㅎ

 

 

드디어 시장표 음식을 먹는다!!!

 

 

 

음! 오늘 하루 컨디션 좋아!!!

 

 

 

돌아가는 길에 아까 유심히 보았던

달팽이 찜(?)을 먹어 보기로 했다.

비 온 뒤 플리트비체 길거리를 방황하던 귀여운 달팽이들이 떠 올랐지만,

이미 너흰 삶긴 것들이니까ㅎㅎㅎ

 

사람들이 제일 많은 가판대로 가서 시켰다.

(그래야 바가지를 안 쓴다.. ㅋ)

아저씨 오늘 대박 터졌다.

가판대에 더 이상 사람들이 들어찰 데가 없어서,

가판대 바깥에 서서 먹는 사람도 많았다.

 

한 그릇에 5디르함.

국물만 한 그릇씩 먹는 사람도 있었다.

다슬기나 소라국물처럼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맛을 기대했지만,

좀 걸쭉하고 고소한 맛이 났다.

달팽이 고기도 소라처럼 쫄깃쫄깃한 맛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는 물컹했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먹고 나서는데,

말똥 왈,

배 안 부르나, 정말 맛있게 잘 먹대~”

ㅎㅎㅎ

모든 음식은 맛있게, 맛있게,, ㅎㅎ

 

 

 

내 달팽이들. 5 디르함.

 

 

 

달팽이가 날 쳐다보고 있다!

 

미안, 내가 먹어 줄게. ㅎㅎ

 

 

 

매우 바쁜 아저씨. 오늘 정말 대박.

 

앞에 있는 달팽이는 손님들이 먹고 버린 껍데기들..

 

 

 

산더미처럼 쌓인 달팽이집들.. ;; 

 

맛있게 먹고 또 옥상 테라스에 올라갔다.

어제 페즈를 떠나면서 같은 방을 쓴 한국인 언니(?)가 준,

나가사키 짬뽕 컵라면을 또 뜯어 먹었다.

남아 있던 와인까지도 올인!

 

정말 라바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를 맘 편히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여행62일째] 모로코의 변신, 라바트(Rabat)

아프리카 Africa/Morocco

 

아침에 일어나 조식을 먹었다.

원래 조식이 숙박비에 포함이 되어 있었는데,

어제 압둘 아저씨를 만나느라고 못 먹고 나갔었다.

(! 갑자기 어제가 또 생각난다.!! .;;)

깔끔하고 맛있는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을 했다.

(모로코의 대부분의 숙소-호텔 포함-는 체크아웃이 12시다.

넉넉한 시간이라 참 좋다.)

 

어제 만난 홍콩가이 맥스(Max),

우린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침을 먹으러 나오니 벌써 마라케시로 떠나고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바르셀로나에서 13일 쯤 만나기로 했다. ㅎㅎ )

 

리아드 조식!

제일 끝에 있는 초콜릿 아이스크림 같이 생긴 건 모로칸 꿀 이라고 한다.

그냥 쵸코버터 같던데.. ㅡ.ㅡ;;; 야튼 달기는 무척 달았다. ㅎㅎ

 

오늘은 페즈(Fes/영어식 Fez)에서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Rabat)로 가는 날이다.

기차역까지 작은 택시(petit taxi, 쁘띠딱시)를 타고 가는데,

호객꾼을을 잘 물리치고..

미터기를 켜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지가격인 5디르함을 주고 1리터 물을 구입하고,

택시를 잡으러 갔다.

 

많은 쁘띠딱시들이 40디르함으로 부르길래 다 건너 뛰고,

막 손님이 내리는 쁘띠딱시로 달려갔다.

미터기를 켜 달라고 하자,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미터기를 켜고 출발

숙소에서 기차역까지 오는데 8.5 디르함이 나왔다.

정말

이것이 바로 현지가격이었군.. .;;;

 

너무 기분이 좋아서 그냥 10디르함을 줬더니,

아저씨가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안 되는 영어로 막 고맙다고 좋은 하루 되라고 한다.

 

정말이지..

이렇게 양심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눈 하나 깜짝 않고 내 주머니가 열리길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생각했다.

역시..

페즈의 둘째 날은 듣던 데로 괜찮구나..

첫째 날의 나쁜 기억은 페즈를 입문하는 통과의례구나..

페즈에 하루 더 머물렀다면,

다른 외국인들처럼 좋은 기억을 가지고 떠날 수 있었지 않을까

괜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말로만 듣던 모로코의 저렴한 택시비를 경험하고 행복해 하는 나. ㅋㅋ

뒤로 보이는 페즈역(La gare de Fes).

모로코의 기차역은 얼마 전에 지은 것처럼 모던해 보였다.

 

기차표 끊기는 너무너무 쉽다. (페즈-라바트 80디르함)

 

11 50분 기차를 탈 수 있었지만,

12 50분 기차를 타고 이틀 전 만났던 라바트의 여대생들을 만나기로 했다.

(의대생들이라 우리의 쌍뜨뻬떼르부르크의 입원이야기에 급 공감했었다 ㅋ

러시아에서의 입원 이야기는 어디에서나 화제거리가 된다. ^^ )

 

오늘 시험결과가 나오는 날이라 학교에 가야 한다고 한다..

이 시험결과에 따라 방학기간이 결정된다고..

너무너무 떨리겠다.

 

대학교 시절

시험을 치고결과를 기다리느라 늘 신경 쓰던 방학 초가 떠올랐다.

시간이 지나면 좋은 기억만 필터링되어 기억 속에 남듯,

늘 쫓기며 공부하던 그 때의 기억도 지금은 즐거운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공공장소에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현재의 국왕, 모하메드 6세의 초상화..

 

모로코의 기차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1등실(First class), 2등실(Second class)로 나뉜다.

1등실은 좌석번호도 있고, 우리의 무궁화호처럼 개인별 의자가 있다.

2등실은 한 부스에 8명이 앉도록 긴 의지가 마주보고 있지만 좌석번호가 없다.

그냥 랜덤으로 앉는다.

그래서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 ㅋㅋ

 

이제까지는 늘 기차 시간이 다 되어 와서 자리를 찾느라 살짝 번거로웠었다.

오늘은 출발 30분 전에 탑승하여 자리를 떡~ 하니 잡고 앉았다.

그러자..

우리 부스를 보고는 동양인이 있으니 일단 피하고 본다. ㅎㅎ

앞으로 늘 이렇게 미리 앉아 있어야겠다. ㅋㅋㅋ

 

기차가 출발한다.

자리가 없어 결국 우리 옆으로 4인 가족이 앉았지만,

우리 바로 옆자리는 가는 내내 비어 있었다.

매우 편히 보이는 말똥..

 

내리기 30분 전에 같은 목적지에서 내릴 일리야스(Ilyas)와 같은 부스에 탔다.

공대를 다니고 있는 일리아스는 매우 똑똑해 보였다.

학교에서만 배웠다면서 영어도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함.

오우!

 

모로코 다음에 바르셀로나로 간다니

3개월 전에 다녀왔다면서 가야 할 곳을 적어 주겠단다.

그러나 몇몇 개를 적고 곧 막힘.. ㅋㅋ

역시 사람이란 망각의 동물이라 기록을 남겨야 한다.

너무나 순박하고 성실해 보였던 일리아스.

왠지 라바트로 향하는 느낌이 좋다.

매우 순박하고 성실해 보였던 청년, 일리아스(Ilyas)

 

3시간 가량이 걸려서 라바트에 도착!

조금 기다리긴 했지만,

우린 여대생들을 만났다.

4명이 아닌 7명을!!!! ㅋㅋ

 

우리가 걸어가는 곳,

우리가 식사를 하는 곳,

우리가 방문한 곳,

모두 우리 아홉 명으로 북적대고 소란스러웠지만,

현지인의 틈 속에서 안전함을 느끼고

모로코를 진정 느낄 수 있었다.

 

라바트의 중심거리 모하메드 5세 거리 (Rabat Ville 기차역 앞)

 

숙소에 짐을 두고,

라바트의 메디나(올드 타운)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몰랐는데,

여대생 중 한 명이 모든 관광객이 여기서 기념촬영을 한다고 했다.

비록 입구는 제대로 안 나왔지만,

우리는 기념사진이란 걸 촬영해 봤다. ㅎㅎ

 

이름을 다 기억할 수가 없다.. ㅠㅠ

왼쪽에서 두 번째가 '하자', 다음이 '아이야' 내 옆에 '아이샤' 다음이 '아스마'

나머지는 오늘 첨이라.. ㅠㅠ

 

다음으로 간 전통레스토랑.

여기 음식은 어떤 음식이라도 믿고 먹어도 된다며,

위생(?)을 보장한다고 했다.

2층의 밝은 창가 자리에서 우리는 진정한 모로코 음식를 음미했다.

모든 음식을 손으로 먹어야 함 ㅋㅋㅋㅋ

 

모로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식당.

가격은 평균 40디르함.. (6천원 정도.. )

 

모로코 전통음식 꾸스꾸스(Coucous)

이 안에 고기(소고기)와 좁쌀처럼 생긴 곡물이 잔뜩 들어 있다.

맛있었지만 양이 너무 많아 말똥이 다 못 먹음.. ㅎㅎ

 

이건 아이야와 아이샤가 시킨 음식인데, 정말 맛있었다!!!

짱짱짱!!! (소족발이다.)

족발을 정말 좋아하시는 산본에 계신 형님이 생각났다.

돼지족발보다 매우 부드러움. 한국에서는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  

 

이렇게 소스까지 모두 손으로 긁어서 먹는 것이 전통 모로코 식사법.

매우 어색했지만, 이내 적응했다.

다들 젓가락을 쓰는 우리를 무척이나 신기하게 생각했다.

손으로 먹는 게 제일 쉽고 젓가락으로 먹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손으로 먹는 건 금방 적응할 거라고 했다. ㅎㅎ

 

저녁을 먹고 나와 모로코에 있는 로마유적지 쉘라(Chellah)로 택시를 타고 갔지만,

이미 문을 닫음.. .;;;

같이 간 하자는 아직 해가 지려면 1시간 반이나 남았는데 너무 한다면서

기분이 무척 상해 보였다.

오늘이 무료입장이라고 급하게 우리를 데리고 갔기 때문이다.

급하게 친구들에게 메세지를 보내는 '하자'

경비아저씨에게 거의 사정하다시피 매달렸지만,

아저씨는 '노오오오오옹우우우우우~~~~~'

했다. ㅡ.ㅡ;;;

쉘라를 뒤로 하고....

 

쉘라는 내일 와 보기로 하고

다음으로 간 모하매드 5세와 핫산2&그의 brother의 무덤

(형인지 동생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brother 라고 했음…;;)

 

원래는 800년 전 이 곳에 전세계에서 가장 큰 모스크를 지으려고 했다가,

왕이 갑자기 죽어 버리고 공사는 멈춰 버렸다고 한다.

그 옆에 모하매드 5세와 그의 아버지 핫산2세의 묘를 만들었는데,

2층에서 1층에 있는 관을 내려다 보며 진정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다.

모로코 사람들은 국왕을 매우 존경한다고 한다.

난 기도하는 모습을 그냥 따라만 해 봤다.

 

제일 중앙에 있는 것이 모하메드 5세의 묘.

현재 국왕의 아버지다.

그 위 양옆으로는 할아버지랑 큰할아버지(?)  

 

나오면서 보초병이랑 한 컷.

관광객들이 사진 찍자고 매우 귀찮게 하는 모양이다... ㅎㅎ

사진 찍을 때만 저런 포즈,

평소엔 건드렁 건드렁 ㅋ

 

역광이라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 많은 기둥 위로 지붕을 얹어 세계 최대의 모스크가 될 뻔 했던 곳.

800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옆에 우뚝 서 있는 것 핫산타워.

들어가지는 못한다고 한다.

 

나와 아이야.

기둥을 한 번 밀어 본다. ㅋ

 

핫산타워에 기대어 보는 이즈마.

매우 조용한 것 같은데, 모로코 어로 이야기 할 때는 정말 적극적이다. ㅋ

 

역광이 아닌 곳으로 방향을 잡고,

모하메드의 묘와 모스크가 될 뻔 했던 역사적인 장소를 찍어 본다.

 

오늘 우리와 함께 했던 일곱 명의 여대생들..

3년차 의대시험을 다 통과한 승리자들! ㅋㅋ 

 

하자가 엄청나게 많은 모로코 이야기를 해 줘서,

다 적자니 정신도 없고 기억도 안 나고 한다. ㅎㅎ

우리에게 무언가를 이야기 해 줄 때마다,

함께 이렇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여 줬던 기특한 여대생들..

다들 시험을 통과해 한동안은 쉴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더 즐거운 날이 되었을 지도..

 

매우 고심하며 늘 함께 무언가를 결정한다.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페즈에서의 숙소(Riad Verus)도 무척 좋았지만,

그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더 좋은 숙소.

Dar Yanis Rabat.

(물론 가격이 2배다. .;;; 라바트에는 저렴한 숙소가 없다.;;;;)

그래서 편하게 개인 공간도 가지고,

샤워도 편하게 한다.

 

내일은 8시에 나가야 하기에 일찍 잔다.

내일은 여학생들의 대학을 방문한다.

넉넉하게 10시 반이나 11시에 만날까? 했더니,

9시에 대학교에서 앞 만나자고 한다. ㅠㅠ

일찍 일어나야 함. ㅠㅠ

긴장해야 한다. ㅋㅋ

 

모로코가 점점 좋아진다.

 

이렇게... ♡

 

 

 

[여행61일째] 페즈(Fes)의 미로골목 메디나..

아프리카 Africa/Morocco

오늘은 페즈의 메디나로 가기로 했다.

메디나는 '그 지역에서 가장 먼저 마을이 생긴 구역'을 뜻하는 말인데,

대부분이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복잡한 길들이 가득한 오래된 지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메디나'가 있는 지역은

예전에 한 때 잘 나갔던 곳이라 여겨진다.

 

모로코에서도 9400여 개가 넘는 골목길로

그 명성이 자자한 페즈의 메디나를 방문하기로 했다.

어제 기차에서 만난 압둘아저씨가

자신이 일하는 테너리(Tannery, 전통가죽염색공장)를 보여 주겠다고 했다.

가죽 판매를 담당하는 압둘 아저씨는 메디나에서 나고 자라서

그 복잡한 메디나의 길을 다 꿰고 있었다.

 

아저씨를 10시에 만나서

테너리로 갔다.

가는 길에 아저씨는 모로코의 역사와

페즈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는데,

짧고 간결한 매우 유익한 설명이었다.

현지 모로코는 크게 3개의 인종이 섞여 있는데,

원주민인 발발(Barbar??), 아랍인, 무리쉬(스페인에서 쫓겨난 무어인)

이 그 세 인종이라 한다.

(사실 그 나머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

오늘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정신이 없다. ;;;; )

 

태너리에 도착했다.

그 냄새가 지독하여 민트(박하)잎을 코에 대라고 준다는데,

우리에게는 그렇게 지독한 냄새가 아니었다.

아마 메디나의 구석구석 큼큼한 냄새를 맡아가며 아저씨를 따라 가느라

어느 정도의 냄새에 익숙해 졌는지도 모르겠다.

 

테너리 가죽염색 현장.

하얀 통은 가죽기본공정하는 곳..

검거나 색이 있는 곳은 비둘기 똥으로 털구멍을 없애거나 색을 입히는 곳..

 

아마 여기가 비둘기 똥 있는 곳인가?  라고 생각해 본다.

 

이렇게 박하잎을 코에 대라고 준다..

 

완성된 가죽으로 무언가를 만드록 있는 장인..

 

테너리를 볼 수 있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천연가죽을 만들기 위해는 거의 2달이 걸린다고 한다..

엄청난 시간과 노고에 놀랐지만,

다행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지급되는 월급은 매우 세다고 한다.

 

가죽 기본 손질에 2주일이 걸리고,

비둘기 똥물에 가죽의 털구멍을 제거하는 작업에 일주일이,

색감을 입히는데 2주일이 넘게,

또 말리고 마지막 공정 작업에 2주일이..

공정이라는 것이 그냥 물에 담궈만 놓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그 무거운 가죽을 두 번씩 꺼내서

세탁을 하고 다시 넣고 하는 작업을

반복한다고 한다.

그 과정이 참 대단해 보였다.

그 많은 가죽을 하루에 두 번씩 꺼내서 세탁하고 다시 넣고,

지겹고 힘든 과정을 거친 가죽이라

내려오는 길에 만져 보는 가죽의 느낌은 남달랐다.

 

뭔가 사고 싶었는데,

다들 엄청 비쌀 것 같아서

슬리퍼를 하나 사기로 했다.

샤프란으로 색을 입힌 노랗고 잘 만들어진 귀여운 슬리퍼.

250 디르함을 줬다.. … 3만원 정도?

바가지를 쓴 건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현지인 가격보다 꽤 비싸게 주고 산 거라 확신하지만,

가죽을 만드는 과정을 보고 산 슬리퍼라

그 가격 정도면 그들의 노고에 적당한 가격을 지불했다고 본다.

기분 좋게 슬리퍼를 들고 태너리를 나섰다.

속소로 돌아와서 찍은 사진..

실제로 보면 정말 귀엽고 튼튼하다. ㅎㅎ

우리가 흔히 사상하는 뾰족뾰족한 슬리퍼는 아랍스타일..

이렇게 앞에 둥그런 슬리퍼는 발발(Berber) 스타일....

 

다음으로 간 곳은 페즈 뿐만이 아니라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대학..

압둘 아저씨에게 현지 지명을 들었지만,

기억이 안 난다. .;;

들어갈 때 10디르함을 내고 들어간다.

내부가 아름답긴 했지만,

이미 알함브라를 보고 난 터라

정교한 아랍 문양에 크게 감동을 받진 못했다.

 

아주 작은 대학..

첫 학교였다고 하니.. ㅎㅎ

 

여기가 강의실로 쓰인 곳이라 한다.

 

여기가 교수가 서서 강의했던 곳이라 해서 서서 한번 찍어 봄..

 

다음 장소로 가는 길..

이건이 당나위(dunkey) 인지.. 노새(mule) 인지 모르겠지만..

좁은 골모이 많은 메디나에서는 오토바이도 무용지물..

이렇게 당나귀와 노새로 모든 짐을 나른다.

가면서 똥을 두두두두 눈다.. ㅡ.ㅡ;;;

 

메디나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메디나를 내려다 본다.

 

대머리 압둘 아저씨를 따라가는 나...

 

메디나의 모습들..

 

역시 메디나의 모습들..

 

당나귀와 노새만이 짐을 옮길 수 있는 좁은 골목...

 

또 골목..

 

다음으로 간 곳은 UNESCO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건물이자,

정부 공식 카페트 판매처인 어떤 멋진 건물로 갔다.

우린 전혀 카페트를 살 생각이 없었지만,

 20개가 넘는 카페트를 정신 없이 펼쳐 대는데,

부담이 안 될 수가 없었다.

이 사람들 왜 이러는 거지

우리가 정말 살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긴장이 점점 됐다.

 

장삿속에 밝은 이 사람들은 여자의 마음을 움직이면 된다는 사실을 알고,

말똥에게는 눈길도 안 주고,

계속 나에게 물어 본다.

가격은 생각하지 말고,

제일 맘에 드는 걸 골라보라고,

그러다가 말똥이 관심 없다고 하니까

말똥에게 여자를 행복하게 해 주라고

사 주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결국 우리는 카페트를 사지 않고 나왔지만,

너무나 적극적으로 카페트를 펼치는 직원들에게 미안해서

웬만해서는 그냥 나오기가 꽤 힘들다.

그것이 아라비아 상인들의 상술인 듯

To make someone feel guilty..

(누군가의 마음에 부담을 주는 것…)

패키지 투어를 간 사람들도 한번씩은 들르는 곳인 것 같은데,

정말 카페트에 관심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은 방법일 듯 했다.

한국은 카페트 문화권이 아니기도 하고..

물론 사진은 찍을 수 없기도 하고..

문양 하나 하나가 그들이 보유한 기술이기 때문에

외부로 새어 나가는 걸 막는다.

 

 

메디나의 골목..

 

역시 또 골목..

 

다음으로 들른 곳은 페즈에서 유명한 금속세공품 점..

많은 금속세공품점이 있지만,

압둘 아저씨가 자기 친형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한 곳..

주인을 만났는데 하나도 안 닮았다.

카페트 가게에 이어서 갑자기 신뢰도 급감.;;;

 

금속세공품점 내부..

램프도 판다.

 

이렇게 장신구도...

많이 보다가 맘에 드는 은팔찌를 하나 발견했다.

무게를 재어 봤다.

11g 정도 나왔는데

2,850 디르함

한국 돈으로 40만원이 다 되어가는 돈다.

너 미쳤니?

바로 은팔찌를 원래 위치로 가져다 놓고,

                                                  안 사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그 숫자는 잊어버리란다.

원하는 가격을 말하란다. .;;;;

더 신뢰가 안 간다..

갑자기 500디르함에 주겠다고 한다.

더더욱 신뢰가 안 갔다.

결국..

가격은 300디르함(4만원) 까지 떨어졌고,

우리는 더 믿을 수가 없었고,

밖으로 나갔다.

 

이래서 아라비아 상인들이 세계 3대 상인 중에 들어간다고 하는 모양이다.

값은 자기 마음이다.

모든 가격은 협상 후 결정된다.

그 협상을 잘하는 사람들이 바로 아라비아 상인들이다.

아랍권에서 무슨 물건을 살 때에는,

반값이 아니라 10분의 1가격으로 깎아 부르고

흥정을 시작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아까 슬리퍼도 150디르함이면 충분했던 가격이 아니었을까… ;;;;

하지만 가죽염색공정도 봤고,

너무 맘에 드는 디자인이라서 만족한다.

이번 여행 때 기념품은 엽서가 전부였는데,

이 슬리퍼를 이번 여행을 통틀어 기념하게 될 기념품으로 간직하겠다.

 

 

다음으로 간 곳은 레스토랑..

우린 여기에서 기분이 너무 상해서 불만이 폭발했다.

물론 겉으로는 표현 못하고,

속으로만 꾹꾹… ,.;;;;

 

압둘 아저씨는 여기가 별로 비싸지 않은 곳이라고 해서 데리고 갔는데,

자기는 일하러 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몇몇 가지를 추천해 주고 나갔다.

빠스띠야라는 달짝지근한 시나몬 고기 파이(?) ,

닭고기 꼬치랑,

모로칸 샐러드와 음료 2개를 시켰는데

584 디르함이 나왔다.

.;;;

거의 8만원에 가까운 돈

미친 가격

압둘 아저씨는 없다.

현지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메뉴가 따로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150 디르함 정도면 충분한 현지가격이었다.

4배에 가까운 돈을 주고 먹은 점심

그냥 이것도 ‘a part of experience(현지 경험 중 하나)’ 라고 생각하고 나왔다.

씩씩거려봤자 우리만 손해니까

 

식당 내부..

 

모로칸 샐러드 라는 것..

 

치킨꼬치랑 밥.. 말똥 식사

 

모로코 전통음식 빠스띠야.. 맛있긴 하다.

 

바로 이 식당임..

절대 가지 말 것.!!!!

 

이것이 레스토랑 이름.. 절대!!! Never ever!!

 

복잡한 메디나를 한참 헤매고,

어느 착한 한 아이의 도움으로 우리는 무사히 숙소(Riad)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아이가 없었더라면 2시의 땡볕에 아마 고생 무지했을 거다.

 

돌아왔더니, 우리의 룸메이트였던 스티브가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 있다.

저녁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단다.

케임브리지를 졸업하고 영어&라틴어 선생님을 하고 있는 스티브는

정말 온화하고 친절한 영국인이다.

사실은 아일랜드 출신이지만,

영국에서 일하고 있기에 그냥 편하게 영국인이라고 소개한단다.

우리의 경험담을 듣고 놀라지도 않는다.

아마 더 한 케이스도 많이 본 모양..

그냥 a part of experience 라고 생각해야 한단다.

우리도 수긍했다.

 

숙소는 매우 좋았다.

완전 모로코 전통양식의 건물..  

 

'ㅁ'자 건물..

우리 방에서 내려다 본 1층 홀

 

숙소의 천장..

밤도 아름답지만, 낮에는 자연광이 정말 아늑하다.

스티브와의 대화가 너무 즐거워

스티브에게 한국 전통의상 기념품을 주었더니 너무 좋아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영어교사로 2년 일했을 때

한국인 학생들이 자신을 너무 존경해줘서 고마웠다고 한다.

영국 학생들은 선생님을 그렇게 존경해 주지 않는다고..

그래서 영국에 돌아와서 선생님 할 때 처음에 너무 당황했다고..

그리고 영국에서 축제를 할 때 한복을 본 적이 있었는데,

너무 amazing(놀라운, 엄청 아름다운) 했다고..

그래서 우리가 준 기념품이 너무 좋다고.. ㅎㅎ

 

 

 

우리가 준 기념품을 너무 좋아했던 스티브..

 

 

 

스티브와 함께 간 식당. 블루게이트(Blue Gate) 근처에 있음.. 강추!!

 

 

스티브가 비행기 타러 가기 전에 뭘 먹는대서

내친 김에 우리도 냉큼 따라 나섰다.

처음으로 모로코에서 맘 편하게 뭔가 밖에서 먹으러 나가는 길.. 

난 민트티를 마셨고.

(모로코 민트티는 정말 최고!!)

말똥은 쇠고기 요리 같은 것을 먹었다.

물론 밥과 프렌치 프라이가 있는 든든한 식사로..  

엄청 맛있게 먹고 60디르함 밖에 안 나왔다.

그냥 고마워서 팁이라도 더 주고 싶었지만,

모로코에서는 더 이상 그런 호의 따위는 생각하기 싫었다.

그게 원래 가격인 걸..

점심도 이렇게 먹었어야 했던 걸

 

 

내가 마신 민트티(The a la menthe fraiche). 10디르함.

 

 

 

스티브와 블루게이트 앞에서.

 

 

정말 현지인은 믿으면 안 된다..

심지어는 리아드(Riad)의 직원들이 권하는 것도 믿으면 안 된다.

리아드(Riad)는 영어로 말하면 Guesthouse

한국으로 치면 민박 정도..

모로코 스타일의 전통숙소에서 머무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현지경험이 되는 것 같다.

거기에서 제공하는 투어까지는 참여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숙소에 머무는 투숙객들과 친해지면,

먼저 온 투숙객들에게 좋은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스티브와 함께 했던 것처럼ㅎㅎㅎ

 

숙소에 들어와서 쉰다.

여기가 제일 아늑하고 맘이 편하다.

원래는 페즈에서 하룻밤을 더 자고 갈 생각으로 왔지만,

내일 오전에 아침을 먹고 라바트로 바로 갈 생각이다.

 

리아드에서 만난 많은 외국인들이 말하길,

페즈에서의 첫날밤은 다들 엉망이라고 했다.

스티브는 첫날 밤 여자 2명이 길을 안내해 준다고 해서 따라갔더니,

성접대에 응하겠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만난 다른 외국인들도 다른 불편하고 안 좋은 첫날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둘째 날부터는 다들 좋아진다고 한다.

우리는 둘째 날을 즐기기 전에 떠난다.

 

 

 

 Riad Verus(우리 숙소) 옥상에서 페즈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늘어진 말똥.. ㅎㅎ

시원한 바람에 피곤이 싹 가신다.

 

 

 

 

 

[여행60일째] 페즈(Fes/Fez)로!!

아프리카 Africa/Morocco

아침에 일어났다.

스페인-모로코 간 시차 덕분에

늘어지게 잤는데도, 아직 8시다.

수영장이 있는 분위기 있는 테라스에서 아침뷔페를 먹고,

다시 방으로 올라왔다.

탕헤르(Tanger)에서 우리의 진정한 목적지 페즈(Fes)로 간다.

넉넉한 기차시간이라 여유 있게 짐을 싸서 기차역으로 향했다.

 

 

 

체크 아웃 하면서 받은 호텔영수증...

내 이름이...

Mr. Ji Kim Ae 로 되어 있다.. ㅡ.ㅡ;;;

성별은 남성..

이름이 지킴

성이 애

헐.... ㅋㅋ

 

 

기차역에 도착했다.

웁스?

이건 뭔 시츄에이션?

왜 기차역에 시계가 출발시간이 지나있지? .;;;;;

 

급한 김에 매표소로 달려갔다.

시간이 이상하다.

써머타임이냐.

우리 표가 있는데 시간이 지났다.

그러자 친절한 여직원이

이 표로 다음 기차 탈 수 있다고..

6시간 후에.. .;;;;

 

시차가 2시간이 아니라 1시간이었다.

. 마이.

네이버 세계시간

믿을 게 못 된다.. .;;;

 

하지만 덕분에 우리는 탕헤르의 멋진 해변을 즐겼다.

신발을 벗고 시원한 파도에 발을 적시며 걸었고,

아이들과 같이 대화(?)도 하고,

해변에 있던 작은 고기시장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마땅히 점심을 먹을 곳이 없어서,

(탕헤르는 지금 한창 대형 공사중이다.

몇 년 후 거대한 해변관광지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

맥도날드에 들어가서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도 했다.

그렇게 3시간이 훌쩍 지났다.

 

 

모래를 파서 꽃게를 잡는 아이들..

만져 보라며 계속 가져 온다.. ㅎㅎ

 

 

 

작은 어시장...

어시장이라소 하기에는 좀... ㅎㅎ

 

 

 

해변을 한시간이 넘게 걸었다.

썬크림 잔뜩 바르고..

 

 

 

해변 걸어가는 내내 우리를 따라오던 아이들..

다들 멋진 몸매. ㅋㅋ

 

 

 

어디든 해변가의 모습은 똑같다. ㅎㅎ

 

 

 

아까 본 어시장은..

이렇게 해수욕장의 한가운데에서 잡혀진 작은 물고기들..

 

헤엄치는 사람들 근처에서 고기를 잡는 모습이 좀 어색했다.

 

 

호텔이 맡겨 두었던 짐을 찾고,

기차역으로 가서 오후 5 35분 기차를 탔다.

복잡하게도..

2시간 후 갈아타야 한단다..;;;;;

긴장하고 있었는데,

라바트(모로코 수도)에서 의대를 다닌다는 여대생 4명이 탔다.

얼마 전 이번 학기 마지막 시험이 마쳐서

굉장히 기분이 들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한 명이 영어를 좀 할 줄 알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라바트로 우리를 초대했다.

썩 가고 싶은 여행지는 아니었는데,

워낙 강추를 하니 거절하기도 뭣했다.

그리고 계속 이야기를 하다 보니,

라바트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기도 했다.

아주 매력적인 학생들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일정에도 없는 라바트로 가기로 했다. ㅎㅎ

3일 뒤 토요일에 라바트에서 만나기로 하고 연락처를 주고 받고 헤어졌다.

덕분에 우리는 무사히 아무 문제 없이 기차를 갈아탈 수 있었다.

 

 

 

왼쪽으로부터 차례로 아스마, 하쟈흐, 아이야, 아이샤..

아이야가 영어를 잘하고,

아이샤가 우리를 라바트로 초대했다. ^^

 

 

 

또 갈아탄 기차에서는 독일인 벤자민과 폭풍수다

좀 피곤했지만, 즐거운 대화였다.

벤자민은 카우치써핑으로만 여행을 하는 듯 했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기에,

프랑스어를 공식어로도 쓰는 모로코 여행이 무척 편하다 했다.

아직 학생이지만, 곧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 보였다.

대학생의 말년은 세계 어느 곳이나 똑같은 가 보다. ㅎㅎ

 

페즈에 도착하기 얼마 전 모로코 아저씨가 한 분 탔다.

!!!

이런 우연이!!!

우리가 가는 리아드(Riad, 일본의 료칸 같은 전통숙소) 근처에 사신다.!!!

게다가 우리가 내일 갈 테너리(천연가죽염색공장) 판매원이시란다.!!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많이 온다면서 흉내를 내시는데,

우리는 배꼽 잡고 웃었다. ㅋㅋㅋ

내려서 직접 택시도 잡아 주시고,

20디르함 이상은 절대 주지 말라고,

먼지가 뽀얀 택시 위에 ‘20’이라고 적어 주시기 까지.. ㅋㅋㅋ

20유로 아니고,

20디르함이라고 한번 더 못박아 주셨다.! ㅋㅋㅋ

 

무사히 우리의 숙소 리아드 베루스(Riad Verus)에 도착했다.

아저씨는 그 리아드 매우 좋다면서,

대신 거기 음식 사 먹지 말고,

투어도 참여하지 말라면서

숙소 이용 팁까지.. ㅎㅎ

페즈 메디나(시장, 미로 같은 곳)에서 나고 자라셨다고 한다.

우리 리아드 직원 이름까지 알고 계셨음ㅎㅎㅎ

 

야튼..

아저씨 덕분에 헤맬 뻔 했던 페즈여행은 순조롭게 시작되는 듯 했다.

 

내일은

9400개가 넘는다는 페즈의 메디나에 간다. 

원래 메디나는 그냥 시장을 의미하는 말인데,

그 골몰이 미로처럼 복잡하여

메니나라는 말 자체에 매우 복잡한 길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그냥 걸으면서 길을 잃어 보는 것도 하나의 관람방법..

그 안의 태너리(가죽염색공장)도 가고,

아프리카 전체에서 최초로 생긴 대학교에도 가 보고..

이런 저런 전통공예도 구경하고,

 

내일은 일사병에 걸리지만 않으면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다.

 

 

 

 

 

[여행59일째] 모로코(Morocco) 탕헤르(Tangier/Tanger) 입성!!

아프리카 Africa/Morocco

 

2012.06.05.

여행 59일째

 

오늘은 스페인에서 지브롤터해협(The Strait of Gibraltar)을 넘어 모로코로 가는 날이다.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는 페리를 탈 수 있는 항구로는,

스페인 쪽에서는 타리파(Tarifa), 알헤시라스(Algeciras)이고,

모로코 쪽에서는 탕헤르(Tangier/Tanger), 세우타(Ceuta) 이다.

 

하지만 세우타는 스페인령이기 때문에,

결국 모로코로 바로 들어가는 노선은 탕헤르 항이다.

(세우타에서도 별 문제 없이 모로코로 갈 수는 있다.)

 

그림을 조금만 더 줄이면 알헤시라스(Algeciras)’ 지명이 사라져서 ,

이렇게 조금은 불완전한 지도를 올려 본다. ;;

 

 

탕헤르(왼쪽 아래) 와 알헤시라스(오른쪽 위)가 좀 짤리기는 했지만,

항구의 위치 확인 정도로는 문제 없을 듯.. ㅎ

 

 

탕헤르를 ‘Tanger’ 라고도 쓰고, ‘Tangier’라고도 쓴다.

보니..

‘Tanger’ 는 모로코 쪽에서,

‘Tangier’ 는 영어표기법인 것 같다.

(처음 검색할 때 다른 곳인 줄 알고 얼마나 헤맸던지… ;;; )

그리고 '탕헤르'는 스페인식 발음.

'탄제르'는 영어 발음

'땅제'는 모로코식 불어 발음... ㅡ.ㅡ;;

 

우리가 선택한 노선은 그라나다에서 직행버스가 있고,

스페인-모로코령을 바로 연결하는

알헤시라스(Algeciras)-탕헤르(Tanger) 노선.

 

 

 

알헤시라스로 가는 버스를 타러 그라나다 버스터미널로 왔다.

 

어제 끊은 버스표 확인..

12시 버스.  그라나다-알헤시라스 22.98유로

 

 

30분이 넘는 거리를 배낭을 매고 걸어왔더니

옷이 흠뻑 젖었다.

가만히 앉아서 몸의 열기가 식기를 기다리는데..

오잉!!!

캐나다 부부가 또 오셨다!@!@!!!!

이번에는 행선지가 달라서 다른 버스를 타게 되었지만,

같은 곳으로 가게 되었다면,

분명 또 같은 버스를 탔을 거라 믿는다. ^^

 

잠깐 서서 이야기를 했는데,

가족 이야기부터 여행이야기까지

내가 대학 때 불어를 배웠다는 사실을 아시고는

나중엔 살짝 불어를 쓰시기도… ;;;;

…;;

당황했지만…. ..

나의 짧은 불어를 너무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 ㅠㅠ

 

캐나다 퀘벡주(불어를 쓰는 지역) 출신이셔서,

아주머니는 영어를 잘 못하시고,

아저씨가 그나마 영어를 좀 하시는데,

68세의 나이에 이렇게 배낭여행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고 하셨다.

나도 저렇게 건강하게 늙어서 말똥과 함께 살면서 여행하고 싶다.

아줌마, 아저씨.

Bon Voyage!

 

버스를 타고 말라가(Malaga)를 거쳐 알헤시라스에 도착했다.

오후 4 10분 도착..

5시 페리출발..

예약 못 했음..;;;;

(종종 우리나라에서 발급된 신용카드는 외국에서도 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온라인' 예약 구매시에는 거절당할 때가 많다…;;;;;)

 

도착할 때쯤 버스에서 보았던 여객터미널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10분쯤 걸어서 터미널 근처로 오니 삐끼가 달라붙는다.

안에 가면 표 못 끊는다고,

일로 와서 사라고..;;

이미 구글(Google)에서 읽었다.

낚이지 말고 바로 터미널로 직행하라고.. ㅎㅎ

 

바로 직행해서 4 40분 쯤에 겨우 표를 샀다.

(페리터미널에 안에 매우 많은 회사들이 있음.

출발시간 보고 표 사면 됨.

출발시간은 유리창구에 행선지와 함께 대문짝만하게 적혀 있음.

미리 표 가격을 검색해 가면 회사 이름도 확인할 수 있기에 

무리 없이 살 수 있음.

aferry.com 이나 directferry 홈페이지 등에서 검색하면 됨.

표 사느라 정신이 없어서 사진은 하나도 못 찍음..;;;;;)

알헤시라스(Algeciras) - 탕헤르(Tanger) 표.

편도 25유로

 

출국심사를 하고 배로 냅다 뛰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영어가 하나도 없다!

잠깐 헤매었지만,

땀을 흥건히 흘리며 뛰어 다니다 겨우 배에 탑승했다.

정말 모로코로 가는 구나!

아프리카를 이리 쉽게 갈 수 있구나!

 

우리가 이용한 페리회사.

아씨오나(acciona)

 

배를 탔다.

2시간 15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모처럼 온전히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

이제까지 지출내역을 엑셀로 환율계산하고..

아빠가 직접 써서 메일로 보내 준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위인전(?)을 읽었다.

 

55페이지였는데,

읽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아빤 언제 이 많은 걸 썼을까? 매우 즐겁게 쓰셨을 듯.. ㅎㅎㅎ)

내가 알고 있던 할머니의 모습과

내가 몰랐던 할머니의 모습이 교차하면서

기분이 묘했다.

 

원래 누군가가 죽거나 돌아가시면,

꼭 못했던 기억들이 먼저 생각난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의 반복되던 질문에 대답을 않고,

할머니 이제 충분히 사셨다고, 돌아가셔도 된다고 농담처럼 말했던 것,

할머니가 같이 자자고 했을 때 방문을 닫고 잘 주무세요 대답했던 일

같이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시는 걸 알면서

좀 이야기 하다가 내 할 일하러 혼자 두고 나가버린 일..

이런 생각들이 나면서

할머니가 즐겨 드셨던 새우젓갈 이야기가 나올 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그르르 돌았다.

역시 사람은 있을 때 잘해야 한다!! 정말..

 

야튼..

다시 여행 이야기로..

배에서는 모로코 입국심사가 간단하게..

정말 간단하게 이루어진다.

일단 북한(North Korea)이 아니라

남한(South Korea) 출신이라는 걸 확인하고 도장 찍어 줌.. ㅎㅎ

그럼 모로코로 갈 수 있다. ^^

 

저렇게 책상 하나 가져다 놓고 입국도장을 쾅쾅 찍어 준다... ;;;;

 

텅빈 페리..

이런 배로 운영해도 되나 걱정했는데,

내리고 보니 사람이 중심이 아니라 화물이 중심인 노선인 듯 했다.

뭐...

덕분에 우린 편했다! ㅋㅋ

 

지브롤터(Gibroltar) 해협을 건넌다..

바닷물과 대기의 온도차로 인해 안개가 자욱...

 

총총총 내리는 사람들.

 

스페인 알헤시라스에서 출발한 배는

모로코 탕헤르 메드(Tanger Med) 항에 도착한다.

이 항구는 탕헤르 시가지에서 동쪽으로 꽤 떨어져 있는 항구다.

그래서 그렇게 추천되지 않는 경로이기도 한데,

그래도 페리티켓을 보여 주면 탕헤르 시가지로 가는 무료셔틀을 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문제 없이 탕헤르 시가지로 들어왔다.

 

무료셔틀이 도착하자 우르르 물리는 사람들..

 

탕헤르 시가지(City Center)로 가는 무료셔틀은

탕헤르항 출구로 나와서 오른쪽 건물 모퉁이를 돌면

버스가 거기에 선다.

없으면 현지인들과 함께 기다리며 된다.

(늦게 온다고 경찰한테 막 항의하는 아줌마도 보았음.. ㅎㅎ)

 

페리티켓을 보여 주면 이런 무료티켓을 끊어 준다.

 

무료셔틀을 타고 45분쯤 지나자 탕헤르 시가지다.

이슬람 문화권이기에,

모든 여성이 팔, 다리, 머리카락 모두 히잡으로 둘둘 감고 있는데,

버스에 내리고 둘러 보니

나만 짧은 바지에 반팔이라 벌거벗고 있는 느낌이었다. ;;

급한 마음에 삐끼 택시를 타고 말았음.;;;;;

 

5유로 정도 밖에 안 내었지만,

그냥 삐끼 택시 탔다는 것 하나 만으로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원래 가격은 2유로 정도면 충분했던 거리였다.)

내려서 2명이니까 10유로를 요구하길래,

막 소리쳤더니,

“Don’t shout. You are a good person, I’m a good man.”

(“소리지르지마. 넌 좋은 사람. 나도 좋은 사람.”)

이런 헛소리를.;;; 

 

어쨌든..

원래 주기로 했던 5유로(50디르함)만 주었다.

그래도 앞으로 이렇게 안 걸리면 된다는 교훈으로 삼고,

꼭 미터기를 켜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

모로코에서는 택시가 2종류가 있는데,

우리 나라의 모범택시 격인 큰 택시(Grand taxi)’

주로 녹색인 작은택시(Petit taxi)’가 있다.

미터기를 켜면 매우 저렴해서(시내지역 2~3,000원 내외)

많은 관광객들이 활용한다.

다만 우리는 ATM 기를 찾느라고 미터기를 안 켰던 건데,

ATM 기는 버스 내리는 곳 근처에 있었고,

호텔도 걸어서 20분이면 충분했던 거리였다.

하지만..

그 때 난......

                       짧은 바지&반팔이 당황스러워 빨리 뭐라도 타고 싶었다. ㅠㅠ

5유로면 괜찮지.. 이러면서.. ㅠㅠ

 

오늘은 호텔에서 잔다.

IBIS Moussafir City Center Hotel..

오픈한 지 얼마 안되어 시설도 좋고,

기차역까지 걸어갈 수 있다고 해서 바로 예약했다.

탕헤르는 호스텔도 별로 없고,

아프리카 와서 헤매기는 싫었다.

 

프론트에서 방 키를 받고 올라와 짐을 풀면서

시설 좋다면서 택시 일은 까맣게 잊어 버림.. ㅎㅎ

역시 돈이 있어야 된다면서ㅎㅎ

 

 

우리 호텔 근처에 있었던 탕헤르 기차역.

외부도 깨끗하지만, 내부도 무척 깨끗했다.

 

횡단보도 하나도 없는…..

 차들이 종횡무진하는 탕헤르의 길을 사뿐이 걸어가며

페즈(Fez)로 가는 기차표를 끊었다.

사실 오늘 페즈로 가는 기차를 바로 타려고 했지만,

그라나다에서 첫 버스가 매진되는 바람에, 여기서 하루를 머문다.

(역시 온라인 지불 시 신용카드가 거절당해 직접 가서 사야 했다.

스페인 ALSA 버스는 한국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로는 온라인 예약이 어려움.

구글을 보니 다른 나라 카드로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함.)

 

탕헤르(Tanger) - 페즈(Fez) 행 기차표.

편도 105 모로코 디르함 (약 14,000원)

5시간 걸림.

 

 

호텔 레스토랑 "Wok"

아주 산뜻한 분위기가 맘에 들었다.

돌아와서 좋은 밥도 한 끼 먹자 싶어서,

호텔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음

요리를 하나씩 시키고..

맨날 하나씩 시키던 음료도 각자 한 개씩 시키고

우리나라의 빕스(VIPS)를 떠올리며

샐러드바가 공짜인 줄 알고,

난 살짝 한 그릇을..

말똥은 두 그릇을 먹었더랬다

 

. 마이. !!!

공짜가 아니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두 그릇 먹을 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냥 좋은 곳에서 잘 먹었다고 생각하고 맘을 비우기로 했다.

 

말똥이 시킨 쇠고기 따진(Tagine)

'따진(Tagine)' 은 요리 이름은 아니고,

그냥 이런 그릇에 담겨 나오는 따뜻한 음식이라서,

그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이 음식의 맛은 우리나라의 갈비찜과 똑같다!!!!

매우 흡족했음. ㅎㅎㅎ

 

내가 시킨 닭 커리 요리

이상한 야채 하나 빼고는 역시 흡족했음. ㅎㅎㅎ

 

..

빵빵한 배를 두드리며 방으로 올라와

샤워를 하고

난 블로그를 하고

말똥은 프랑스-에스토니아 평가전을 보고

잔다.

 

이 정도면 모로코의 첫 날로 순탄하다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