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65일째] 모로코를 떠나 바르셀로나로..
아프리카 Africa/Morocco모로코에서 여섯 밤을 잤다.
사연 많은 날들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기분 좋게 마무리 되는 듯하다...
탕헤르(땅제)에서 우연히 기차를 놓치고,
6시간을 기다려 탄 기차에서 여대생들을 만나고,
일정에 없던 라바트로 초대를 받고..
모로코 체류기간의 절반 이상을 라바트에서 보내게 되고,
모로코의 이미지가 바뀌게 되고…
라바트를 오지 않았다면 내 기억 속의 모로코는
‘여행자를 우롱하는’ 나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사실 모로코는 아프리카의 나라임에도 매우 서구화되어 있어
다른 아프리카 나라보다 훨씬 여행이 쉽다고들 하지만,
아직 다른 나라를 경험해 보지 않아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열 받았을 수도 있다.
여튼…
결과적으로 모로코는
내가 생각했던 데로 따뜻하고 정이 많은 나라로 기억될 것이다.
오늘은 정들었던 모로코를 떠나, 다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입성하는 날이다.
원래 9일에 입성하여 현지인들과 함께 어제의 경기를 응원하고자 했으나,
일정이 맘대로 되질 않아 이틀이나 늦게 입성하게 되었다.
그래도 14일에 있을 스페인 Euro2012 경기는
현지인들과 함께 펍(Pub)에서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니면 그냥 숙소에서라도.. ㅎ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 차려주신 정성스러운 아침을 먹고,
시계를 보니….
웁스… ㅡ.ㅡ;;;
기차를 놓칠 것 같다. ㅡ.ㅡ;;;
11시 기차인데,
벌써 10시 32분… ㅡ.ㅡ;;;;;;;
매일 아침 정성 가득히 직접 오렌지를 짜서 1진씩 주셨다.
모로코 길거리에서도 오렌지를 짜서 주스로 만들어 주는 가판대가 많다.
보통 4,5 디르함(600-700원) 정도..
직접 구워 주신 모로칸식 크레뻬.
이 얇은 빵이 3,4겹으로 다 나뉘어 있다.
보통 크레뻬와는 달리 매우 쫄깃쫄깃 하다.
4일 동안 정말 맛있게 마셨던 민트티.
만드는 방법을 배워 왔기에 한국에 가면 도전해 보려고 한다.
우선 민트(박하) 씨를 사서 길러야 함.. ㅎㅎ... ㅡ.ㅡ;;;
거창집 밭에다가 심어서 길러봐야 겠다.
방으로 올라와서 미친 듯이 짐을 싸고,
온몸이 다 젖도록 기차역까지 뛰어서 출발 4분 전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우리가 뛰어 오는 걸 보고 차장 아저씨가
“Casablanca(카사블랑카)?”
하더니 표 검사도 없이 빨리 저 쪽으로 가란다. ㅎㅎㅎ
모로코의 라바트에는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이 없다.
우리나라의 성남공항처럼 군인전용 혹은 대통령 전용기를 띄울 수 있는 작은 공항만 있다.
간혹 Kabul 성지순례 기간에 여분의 비행기를 띄워 개인들이 이용하기도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금지된다고 한다.
(며칠 전 ‘아이샤’가 설명해 주었음.)
그래서 개인들은 기차로 1시간 40분 정도 떨어진,
‘카사블랑카 공항(모하메드 5세 공항)’으로 가야 한다.
처음에 기차표 시간을 온라인(http://www.oncf.ma)으로 검색할 때,
‘카사블랑카 공항(Casablanca Airport)’라는 기차역이 없어서 얼마나 찾았던지..;;;
알고 보니
‘모하메드 5세 공항(Mohamed V Aeroporte/ MED V )’ 기차역이었다. ;;;
라바트(Rabat Ville) - 모하메드V 공항(Aeroport Mohamed V) 기차표.
매 시 정시 출발 / 75디르함 / ain sebaa(아인쓰바) 경유
평일에는 매 시 정각에 라바트(Rabat Ville) 역에서 출발하여,
50분 후 ‘Ain Sebaa(아인쓰바)역’에서 공항으로 가는 기차로 갈아탄다. (3번 플랫폼)
그리고 40분쯤을 더 가면 공항 입구 바로 앞에 기차가 정차한다..
(이 모든 정보도 ‘트립어드바이져(tripadvisor)’에서 알게 됨…
우리나라 사이트에는 아직 이런 정보가 없었음…. ㅠㅠ)
라바트(Rabat Ville)에서 정시에 출발하지 않는 기차들은
카사블랑카 역에서 환승을 하는 듯 했다.
예측하건대,
그 쪽이 시간이 더 걸리는지
기차역 승무원이 아인쓰바에서 갈아타는 걸로만 추천해 줬다.
이제껏 여행하면서 처음 보는 2층 기차.
모로코에서 이런 기차를 보다니 깜짝 놀랐다!!
모로코 기차에는 안내방송이 따로 없어서,
같이 타고 가는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공항에 도착하게 되었다. ;;
공항 입구 바로 앞까지 들어오는 기차..
굉장히 편하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보딩패스 받고 검색대 통과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림…;;;;
한국 같았으면 다들 승무원 노려보고,
공항 직원들 노려보고 눈에 불꽃이 일겠지만,
그냥 모두들 조용히 처분만을 기다리는 순한 양들 같다. ㅎㅎ
우리도 인내심 있게 참았다.
(남에 나라 와 놓고선 어쩔 건데? ㅎㅎ)
좌석의 절반은 텅텅 빈 ‘Royal Air Maroc(로얄 에어 모로코)’ 비행기를 타고
1시간 40분만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우리의 보딩패스를 끊어주는 로얄 에어 모로코 승무원이,
한국인도 일본인처럼 비자가 필요 없냐고 물어본다.
그러더니 유럽에 다 필요 없냐고 또 물어본다. ㅋㅋㅋ
그렇다고 했더니,
너무 좋다고, 완전 부럽다고 했다.
다시 한번..
삼성과 LG 같은 대기업들이 무지 고맙다.
나라의 이미지(힘)라는 게 관광객 개개인이나 외교관의 능력에 의해 좌우되기보다는
삼성과 LG같은 해외진출기업들의 성과에 의해 많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모로코 공항을 온통 도배해 놓은 SAMSUNG 광고들을 보면서,
우리가 모로코에 있는 것이 맞는지 잠깐 잊어버릴 정도였다.
로얄 에어 모로코(Royal Air Maroc) 비행기에 탑승하는 사람들...
분명 이 글자가 'Royal Air Maroc' 일 것이다. ㅋㅋ
비행기 잡지에서 본 그림을 찍어 보았다.
라바트인가 카사블랑카인가 그 인근에 있다던 파란색 마을 (Blue Village)..
가 보지는 못하고, 그냥 사진만 올려 본다.
안녕! 모로코!
비행기가 이륙한다.
스페인 시간 오후 5시 55분..
무사히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불과 2시간 전에 있었던 모로코의 기억들이
아득한 꿈인 것처럼 멀어진다.
서울처럼 북적이는 바르셀로나에 이내 적응해 버린다.
까탈루냐 광장으로 가는 A1 버스를 타고 바르셀로나 도로를 달린다.
뭔가 시원하고 활기가 넘친다.
바르셀로나에 입성했다고 말똥도 신났다.
바르셀로나는 젊은 기운이 넘쳐나는 것 같아 보였다.
흥겹다!! ㅎㅎㅎ
공항버스 A1 노선을 타고 까딸루냐 광장으로 간다.
편도 1인 요금 5.65 유로.
다시 유로를 만진다. :)
Barcelona 를 가리키는 표지판도 한 컷!
버스에서 내려서 국철(FGC)로 갈아탔다.
한 번에 가기 쉬운 숙소는 아니었다.
까딸루냐 광장에서 좀 헤매다가,
FCG 라는 국철(기차)을 타고 숙소 근처 기차역에 내렸다.
‘표지판을 따라서 500m만 오라’ 고 소개에 되어 있었다.
무거운 가방을 매고 500m는 넘는 산길을 올라오는데,
마지막 “30m”라는 표지판을 보고 힘을 내며 올라갔다.
정문까지 “30m” 이다.. ㅡ.ㅡ;;
이거 뭥미.. ?
정문을 지나서도 또 한참을 올라간다.. ㅡ.ㅡ;;;
왜 올라오는 길에 주차선이 그렇게 많이 그여 있는지 알 것 같았다.
문뜩 어제 읽었던 평이 생각났다.
이 호스텔(INOUT Hostel) 평 중에서
최악의 점수(53점)를 준 아가씨가 떠올랐다.
분명 차 없이 우리처럼 짐이 많은 아가씨였을 것이다.
땀이 흥건하다.
망했다.
왠지 숙소를 잘못 선택한 것 같다. ㅡ.ㅡ;;
가격도 괜찮은데다가
아침도 주고,
‘공원’ 안에 위치해 있어 자연을 즐길 수 있고,
평도 꽤나 좋아서 왔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기차를 꼭 타야만 접근할 수 있고,
‘공원’ 이 아니라 이건 무슨 국립공원 같다. ;;;;
망했다.
산 속에 있다. ㅡ.ㅡ;;;
게다가 슈퍼마켓을 가려면 기차를 타고 가야 한다!!!
미치겠다. ㅠㅠ
우린 갇혔다. ㅠㅠ
결국 저녁을 해 먹겠다던 야심 찬 다짐은,
7유로짜리 냉동피자로 무너져야 했고,
내일은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장을 봐서 기차를 타고 들어와야 한다.
그래도 꼭!!!
저녁을 쌀밥으로 해 먹을 거다!!!
중국 슈퍼마켓을 찾아서,
얼큰한 라면도 끓여 먹을 거다!!!!!
필승 코리아! ㅋ
Euro2012 우크라이나-스웨덴전을 보며 오늘 저녁을 보낸다.
내일 저녁 풍경도 별반 다르지는 않을 듯… ㅎㅎ
내일 쯤…
숙소가 조금 더 익숙해지면 별로 불편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냥 평이 좋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아마 악평을 달았던 아가씨는 하룻밤 묶고 간 사람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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