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43일째] 블레드 섬 그리고 친구들..
유럽 Europe/Slovenia오늘의 아침은 호박참치계란빈대떡 ㅎㅎ
생각 외로 맛있었음.. ㅎㅎ
이렇게 주방이 있으니 매일 밥을 해 먹어서 좋다.
관광도시에서는 이렇게 해 먹다 보면
어영부영 반나절이 다 가버려 시간이 아깝지만,
이런 휴양지에서는 요리라도 해야 시간이 잘 간다. ㅎㅎ
몰랐는데, 오늘이 어린이 날이라 한다.
서양에서는 ‘5월 5일’ 이렇게 날짜를 정하는 게 아니라,
‘몇 월 몇째 주 무슨 요일’ 이렇게 휴일을 정하기 때문에,
아마도 5월 셋째 주 일요일이 어린이 날인 모양이다.
아이들이 아주 신나 보인다. ㅎㅎ
신난 아이들... 오늘이 내 세상! ㅎㅎ
이렇게 잘 놀던 아이들 틈에서 울음 소리가 들린다. ㅎㅎ
호수에 있는 고니에게 손이 물린 아이.... ;;;;;;;
율린안 알프스는 언제 봐도 멋있다. 맑은 호숫물과 함께...
이렇게 물고기가 널려 있는데,
낚시를 못하게 한다. ;;
이 시간에 호숫가에 있는 건 처음이라서,
호수의 전경도 오늘은 새롭다.
오늘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도 보이고,
한국이 단체 관광객도 보인다
호수를 돌면서 보트를 대여해 주는 곳을 알아 봤다.
블레드에서는 ‘플레트나’라는 전통배가 있다.
이 배는 이 곳(믈리노) 출신의 남자들만이 저을 수 있다고 해서,
그 자부심도 대단하다고 한다.
그래서 ‘플레트나’를 타보려 했지만,
모르는 사람 여럿과 앉아서 가는 것보다
둘이서 보트로 직접 다녀 오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또 저렴하기도 하고 ㅎㅎ
플레트나 1인당 왕복 12유로,
보트 대당 10유로..
보트를 기다린다.
10분 기다리는데 지겹다. ㅋ
드디어 우리 차례다.
힘차게 보트를 저어 블레드 섬으로 간다.
휴.
좋다!
힘차게 노를 젓는 말똥.. 섬으로 방향 잡고.
힘차게 노 젓는 쥐똥..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는데....;;;;
블레드 섬에 도착했다.
블레드 섬에는 성당(성모 마리아 승천 성당)이 있는데,
결혼식 장소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결혼식 시 신랑은 신부를 안고
성당 앞 순백의 99계단을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Poor guys… 나도 여자지만 이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 혼자 걷기도 힘듬;;;;;; )
일요일이었지만,
결혼하는 사람도 없고,
예배 보는 사람도 없고.. ;;;
전부 다 관광객이다. ㅎㅎ
신랑이 신부를 안고 올라가야 한다는 99계단.... 후덜덜덜덜... ;;;;;
성당 내부는 소박하지만,
소원이나 사랑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행복의 종’이 있어 아주 인기다.
행복의 종에는 유래가 있다.
사랑하는 남편이 살해되자 슬픔에 잠긴 어느 한 여인이
남편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이 곳에 종을 달기를 소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수녀가 되고 마는데,
그 소식을 들은 로마 교황청이 그 여인을 위해 종을 기증했다고 한다.
결혼식을 마친 신혼부부는 종을 치면서 사랑의 소원을 빈다는데,
나는 종을 치느라 정신이 없어서
아무 소원도 못 빌었다. ;;;;;
말똥도 내가 너무 많이 흔들어 놨다면서,
궁시렁 궁시렁 하느라 소원 비는 걸 까먹었다. ;;;;;
세 번만 당기라고 바닥에 적혀 있지만.... ㅎㅎㅎ
사람이 없으므로 막 친다 ..... ㅎㅎㅎㅎ
내가 너무 많이 당겨 놔서 당길 것도 없는 말똥... 그냥 건드려 본다.;;;;;
성당을 보고, 종을 치고, 이렇게 전통의상 전시관을 보면,
블레드 섬은 다 봤다고 생각하면 된다.
성 입장료 3 유로.
전혀 아깝지 않다.
성당에서 내려오는 길…
오늘 둘이서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다는 걸 깨닫고
99계단에서 한 컷!
돌아오는 길…
노를 젖는 말똥의 표정이 한결 여유롭다.
여유 만만~~
이렇게 물이 맑다. 노를 깊이 넣어도 잘 보인다. 물은 정말 옥빛.
섬 앞에 정박해 있는 플레트나들...
배 위에 떠 있는 플레트나들...
사람들로 가득 찬 플레트나…
보트 타길 잘 한 것 같다.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
블레드(Bled)의 가장 중심도로…
아직 중앙선도 없다… ;;;
닭백숙을 하러 어제 점 찍어 둔 닭을 사러 갔지만,
Sold out… ㅠㅠ (매진)
그래서 소시지와 계란으로 점심 겸 저녁을 때운다.
부엌에서 만난 Richard..
1시간이 훨씬 넘도록 너무나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인도혈통이지만 한번도 인도에 가 본적이 없는 캐나다인..
그래도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안 먹는 것 보면,
어느 정도의 본인의 문화를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패키지 여행과는 사뭇 다른 그들의 패키지..
G-Adventure 이라는 여행회사를 통해 패키지를 예약했다고 한다.
15명 정도가 한 팀으로 움직이는데,
가이드는 숙소와 교통수단을 예약해 주는 역할만 하고,
해당 여행지에 와서는 15명이 개별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한다고 한다.
어제 저녁에 축구를 보는 멕시코 친구도 이 여행의 팀원 중 하나.
오늘 다른 사람들은 하이킹과 레프팅을 갔고,
자신은 빈트가르 국립공원을 가고 싶어서,
오전에 조깅을 하고 나서 국립공원을 다녀왔다고 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나 캐나다 이야기도 많이 나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흔하지 않은 이런 여행 스타일이 참 인상 깊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교통과 숙박 예약으로 스트레스도 받고 귀찮은데,
그런 부분을 여행회사에서 해결해 주고
나머지는 자기 하고 싶은 데로 여행하는…
음..
참 좋은 시스템인 것 같다.
G-Adventure..
기억하겠어.! ㅎㅎ
저녁에 레스토랑엘 다녀왔다.
G-Adventure 의 여행팀의 가이드인 올가(Olga)가 추천해 준 레스토랑.
오징어 튀김(Fried Squid)가 맛있다고 해서 시켰는데
우리나라의 꼴뚜기가 나온다. ㅋㅋㅋ
오징어든 꼴뚜기든 정말 맛있었다.
그 사진.. ㅎㅎㅎ
돌아오는 길에 레스토랑 Murka 에서 또 그 여행팀을 만나 조인해서 놀았다.
보석 디자이너인 뉴욕 출신 Erin
일을 관두고 여행을 하고 있는 멕시코 출신의 료헬료
휴가 중인 캐나다 출신의 소피
오늘 율리안 알프스에서 하이킹을 하고, 레프팅도 했다고..
다들 유쾌하다.
자유롭다.
긴 휴가도 당당히 쓸 수 있는 그네들이 부럽다.
가이드 올가(Olga)의 말이 생각난다.
“Why not? If the employee is good enough, it’s worth negotiating.”
(“왜? 훌륭한 직원이라면, 긴 휴가를 주더라도 다시 채용하는 것이 회사에 득이잖아.”)
정말이다.
새로운 직원을 채용해 능숙한 일꾼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이미 검증된 훌륭한 일꾼이라면,
얼마간의 휴식 기간을 요구하더라도
그만큼 훈련시키는 데 드는 기회비용을 아끼는 게 회사에도 득일 것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먼 이야기지만… ;;;
12시까지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 했다.
즐겁다.
다른 세상의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이..
내일이면 모두 오스트리아로 떠날 그들이지만,
아무 이해관계도 따지지 않고,
함께 한 자리에서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들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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