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41일째] 김일성도 반했다던 블레드(Bled)
유럽 Europe/Slovenia
지금은 호텔이 되어 버린 구 유고 연방 대통령 ‘티토’의 별장을 방문한 북한 김일성이
정상회담 후 그 아름다움에 반해 2주나 더 머물렀다는 블레드(Bled)
‘율리안 알프스의 보석’이라는데,
율리안 알프스가 뭐지? 했다.;;
알고 보니,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블레드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가던 길에 만난 끝도 없는 무리의 행렬…
시위라고 하기에는 너무 흥겹고….
이거 뭐지…
하고 있다가 물어 보니,
졸업행진이라고 한다.
오…
멋지다.
모든 학생이 똑같은 주황색 옷을 입고 행진을 한다.
(물론 개성을 살린 옷들이 더 많음.. ㅎㅎ )
슬로베니아의 인구 수로 봤을 때는 전국의 고등학생이 다 온 것 같다.
십 분이 지나도록 행렬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차들은 모두 꽉 막혀 있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사진 찍고, 동영상 찍고 그런다.
너무너무 멋지다.
앞에서 마이크 들고 진행하는 사람이 있고,
뒤따르는 아이들은 일제히 호루라기를 힘껏 불어 대며
자신들의 졸업을 알린다.
가슴이 벅차다.
블레드를 가려면 류블랴나에서 출발하는 것이 제일 일반적이고 편하다.
매일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매시 정각에 블레드로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
버스정류장은 기자역 바로 앞.
6, 7, 8번 이라 적힌 곳이 블레드로 가는 버스가 오는 곳인데,
주의할 점은 버스에 절대 ‘Bled’라는 행선지가 표시되지 않는다는 점!!!!
보히니(Bohini)행을 타야 블레드로 갈 수 있다.
무사히 별탈 없이 블레드 도착.
역시 버스 정류장에도 ‘블레드 버스정류장’ 이라는 단어는 없다.. ;;;;;;
그냥 눈치껏 사람들 다 내리는 곳에서 내리면 됨. ㅋㅋㅋ
보히니(Bohini)가 종점이지만,
그 주변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개발이 숙소나 레스토랑 등 개발이 안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블레드에서 숙소를 잡고 보히니 관광을 간다.
이렇게 적힌 버스를 타야 함. 블레드(Bled)라고 적힌 버스는 없음.. ;;
우리의 숙소 Jazz Hostel & Apartment.
정말 강추!!!!!!
버스 정류장에서 걸어서 5분 정도?
퍼펙트한 호스트 아저씨와 그의 미니미(?)가 살고 있는 곳!
이 호스텔이 왜 그렇게 호평을 받는지 알 것 같았다.
너무너무 좋은 호스트 아저씨.
우릴 보자마자 정말 반갑게,
“Oh! You’’re my guest! Come on!“ (어! 너 내 손님이쟎아! 얼른 들어와~”)
라면서 짐도 번쩍번쩍 들어 주고,
돈도 안 받는다. ;;;;;;
나갈 때 내일 내든지 나갈 때 내든지 아무 때나 내라고.. ;;;
자기는 너무 바빠서 “I have to work like a horse(말처럼 일해야 한다.)” 라고 한다.
방 예약현황을 볼 수 있는 화이트보드는 꽉 차 있고,
바쁜데도 우리에게 4일 동안 갈만한 곳, 싸고 맛있는 레스토랑, 슈퍼마켓 다 일러 준다.
정말 벌써 블레드 여행을 마친 기분이다. ㅋㅋㅋ
아저씨가 추천해 주신 레스토랑(Gostilna Murka, 그냥 '물카')으로 갔다.
스테이크가 너무 먹고 싶어서 일단 하나 시키고,
쌀이 들어가 있는 리조또를 시켰다. ㅎㅎㅎ
둘 다 매우 맛있었음.
결코 싸다고는 할 수 없는 가격이었지만,
다른 곳은 더 비싸다고 하니…
아! 슬로베니아는 동유럽이지만 물가가 그렇게 싸지 않다.
삶의 질은 북유럽 스따일.. ㅠㅠ
밥 먹고 또 한 숨 잤다. ㅎㅎㅎ
헉!
일어나니 7시 ㅡ.ㅡ;;;
도대체 몇 시간을 잔 거야… ;;;
4일 동안 먹을 식량을 구입하고
바로 호수 산책!
블레드는 블레드 호수, 블레드 성, 블레드 섬
요 세 가지가 아주 유명하다
블레드 호수는 맑은 짙은 옥색의 물이 아름답고,
그 위를 떠 다니는 ‘플레트나’라는 배가 있어 더 운치가 있다.
블레드 성은 100m의 가파른 절벽 위에 위치하며,
그 위에서 조망하는 블레드 호수의 모습이 멋지다 하여 유명하다.
마지막으로 블레드 호수 중앙에 그림 같은 블레드 섬.
중앙에 성당이 있는데 결혼식 장소로 아주 인기가 높다 한다.
오늘은 호수를 돌고,
내일 성에 올라가고, 플레트나를 타고 섬에도 가 본다.
호수를 돌면서 찍은 사진들…
블레드의 신시가지(?)라 할 수 있는 유니온 지구..
우리 호스텔이 있는 곳은 좀 더 고즈넉한 믈리노 지구.
엄마는 아기들 데리고.. 아빠는 뒤따르고..
외로운? 우아한?
의자가 있으면 꼭 쉬어야 함. ㅋ
블레드 성. 내일 올란가야지.
호숫가에서 하면 안 되는 거..
개똥 금지. 나무에 칼로 사랑관련 문구 새기지 말 것 ㅋㅋㅋㅋ
정말 온전치가 숲 아니면 잔디밭.
휴양지.. 허니문 장소.. 둘 다 괜찮을 듯..
석양 무렵..
블레드 섬. 내일 플레트나 타고 갑니다.
1시간 좀 더 걸린다던 호숫가 산책은
결국 2시간이 훨씬 넘어서 끝났다.
마지막에 빨리 가고 싶어서 지름길 같은 곳으로 갔다가
길이 막혀서 바리케이트 막 타넘어서 가고.. ㅎㅎㅎ
돌아와서 늦은 저녁을 허겁지겁 먹고 잠이 든다.
정말…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여행시 숙박은 한 곳에서 2박 이상 예약해야 한다는 거!
내일 밤도, 그 다음 밤도 여기서 잘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맘이 너무 편하다.
매일매일 짐을 풀고 다시 싸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한 곳에 도착하면 바로 다음 도시의 숙소를 알아 보고 예약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이틀 밤은 자야 몸이 덜 피곤하다는 거..
그래서 오늘 오자마자 하루 숙박을 늘려 3일이나 머물기로 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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