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똥말똥의 세상여행

[여행38일째] 페스트지구(성당,테러박물관,리스트기념관) & 세체니 온천 & 야경

유럽 Europe/Hungary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서

빨래를 돌려 놓고, 집을 나섰다.

 

첫 번째 목적지,

성 이슈트반 대성당(Szent Istvan Bazilika)으로 향했다.

카톨릭 전도에 크게 기여해 훗날 성인 반열에 오른

헝가리의 초대 국왕 이슈트반 1세를 기리기 위해,

또 건국 1,000주년 기념을 위해 만든 성당이라고 한다.

성당 안에 이슈트반의 오른손이 보존되어 있다고 하던데,

그냥 크게 관심 없어서 찾아 보지는 않았다.

 

예전에 일요일 오전마다 MBC에서 하는

써프라이즈라는 프로그램에서 나온 적이 있었다.

예전에는 성인이 죽으면 그의 신체 일부라도 가지려고

토막토막을 내서 몰래 나눠 가졌다고 한다

실제로 그걸 파는 밀거래도 성행했다고.…;;;

상상만 해도 좀 crappy 하다..…. ‘;;;;

 

성인의 시신을 가지고 있는 성당이면 그 성인의 이름을 따서,

성 무슨무슨 성당, 성 머머 성당

이렇게 이름을 붙였다는데.

아마 여기도 이슈트반의 오른손이 있어서 성이슈트반 성당이 된 모양이다..

 

뭐 사연이야 어쨌든

골목을 빠져나왔는데 탁 트인 광장이 나오면서,

…..

성 이슈트반 성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멀리서 그 모습을 보면서 왔다면

그 웅장함이 덜 할 텐데,

골목길에서 갑자기 턱! 하고 나타나니

그 웅장함이 배가 된다.

앞에서 인증샷 하나 찍고! ㅎㅎ

 

 

입구에서 헌금조로 200HUG(포린트) 1유로를 내 달라고 표시가 되어 있고,

신부님이 나와서 직접 받고 있다. ㅋㅋㅋ

안 그래도 내려고 준비했었는데,….

무료입장이라는 고마움이 살짝 깎인다.

 

내부 사진을 이렇게 막 찍게 해 주는 성당은 처음 봤다.

플래쉬를 터뜨리지 말아 달라는 문구가 있지만,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

그냥 막 플래쉬 터뜨린다.

내가 다 민망할 정도.. ;;;

 

성가대가 공연 중이라 나도 몇 컷 찍고,

어릴 때 성당 다닐 때 배웠던,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 을

성모 마리아 상 앞에서 한번 했다. 

오늘은 기분이 좀 이상하다.

성가대의 노래에, 엄숙한 분위기에, 성모 마리아 상이 앞에 있어서 그런지,

뭔가 몸에서 화~~ 한 느낌이 난다.

.

나 카톨릭으로 개종해야 하나? ;;

… ;;;

 

나와서 안드라시 거리를 걸어 테러 하우스로 왔다.

테러 하우스는 2002년에 지어져서 이제 10주년을 맞이한다.

늘 사람들로 북적 인다더니, 정말 사람들이 많다.

바르샤바에 가장 볼만한 박물관이 쇼팽뮤지엄이라면,

부다페스트에는 테러하우스(Terror Haza)일 것이다.

안드라시 거리는 좀 특이하다..

인도-차도-인도-차도-인도-차도-인도

이렇게 복잡하지만 아름다운 구조. ^^

 

 

테러하우스 외관... (지난 번 사진과 같음.. ㅎㅎ)

히틀러(나치)에게 짓밟히고,

나치시절이 끝나자 마자 스탈린(소련)에게 40년이 넘게 짓밟히고..

그런 헝가리의 아픈 역사를 보여 주는

일종의 독립기념관 같은 곳이다.

 

우리 나라 독립기념과 만든 사람들

여기 한번 와서 보고 빨리 독립기념관 리모델링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영상과 사료 중심으로,

비주얼 중심의 살아 있는 박물관이다.

아이들은 모두 진지하게 체험학습을 한다.

물론 장난 치는 아이들도 있지만,

(당시의 음울한 이야기를 들려 주는 헤드폰을 끼고 DJ 흉내를 낸다거나..ㅋㅋㅋ)

대부분이 관심을 가지고 본다.

 

박물관 체험학습을 가면 일부 아이들은 열심히 보고,

나머지는 밖에서 음료수를 사 먹으면서 지루해 하는 우리의 모습과는 다르다.

이건 아이들의 탓이 아닌 것 같다.

만드는 사람이 좀 더 체험 위주로 생각해서 만든다면,

우리 나라의 박물관 체험학습 풍토도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일단 만들고 보자!

이게 아니라

잘 만들어 보자!

라는 책임의식이 필요한 것 같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불가능해서 입구만 몰래(?) 사진 찍어 봤다.

화살표 십자가는 나치를,

별은 소련군을 상징한다.

 

 

2(한국의 3)은 나치과 소련군에게 짓밟혔던 아픈 역사를,

1(한국의 2)은 헝가리의 재건 모습을..

0(한국의 1) 은 티켓오피스와 기념품점,

지하는 감옥과 고문, 그들의 억울한 죽음 같은 것을 형상해 놓은 전시실이다.

중앙홀은 탱크가 전시되어 있고,

1층에서 꼭대기까지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사진들로 꽉 차 있다.

실제로 엘리베이트에서초자 영상을 상영한다.

사실 이 건물은 나치과 소련군이 실제로 사용했던 건물이기에,

지하는 아우슈비츠처럼 으스스한 것이 사실이다.

나치는 철저히 짓밟고 많은 사과를 했고,

소련군은 나라를 엉망으로 어지럽히고, 모른 체 하는 것 같다. 

나서면서 괜히 짠했다.

 

테러하우스 근처에 있는 리스트 기념관

테러하우스를 나서서 왼쪽을 바라보면, 리스트 기념관 건물이 보이지만,

간판이 없어서 찾는데 살짝 애를 먹었다.

리스트 기념관을 들어서면 보이는 문구.. ㅋㅋㅋ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나 보다.

오디오 가이드, 사진촬영 모두 엑스트라로 비용을 더 내야 했기에,

우리끼리 알아서 보기로.. ㅎㅎ

 

지난 번에 마차시 성당에 갔을 때, 알게 된 사실처럼.

에르제베트 황후와 프란츠 요제프 황제의 대관식에

리스츠가 대관미사곡을 지어줬다는 내용의 전시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건 보였다.

쇼팽 뮤지엄처럼 크게 멀티미디어 시설이 없어서인지

좀 심심한 박물관이었다.

나오는 길에 카드를 가지고 리스트의 생애에 대해 알아보는 터치스크린이 있었지만,

처음에 오~ 하고는,,

그냥 그랬다.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기념관이 되었으면 좋겠다.

너무 적막하고, 너무 정적이었다.

 

호스텔로 다시 돌아와.

다 된 빨래를 건조기에 넣어 돌리고, 밥 먹고, 한 숨 잤다. ㅎㅎ

장기간의 여행에서 살아남으려면 적절한 휴식을 필수!! ㅋㅋ

 

밥 먹는 중...  맛난 마가리타 피자.

 

푹 자고

드디어 그 유명한 세체니 온천으로 간다.

가는 길에 만난 안드라시 거리의 우리나라 대사관ㅎㅎ

! 저기 태극기야!

하고 보니까 대사관이다.

나오면 다 애국자 된다. ㅎㅎ

 

 

헝가리는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기에,

세체니 온천이 하나만으로는 뭐 그리 대단한 건 아니지만,

현지인들과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온천이기도 하고,

부다페스트에서 유명한 세체니 다리랑 이름이 똑같기도 하고. ㅎㅎ

다들 가 본다기에 한번 가 본다.

 

나오면서 찍은 입구

전혀 목욕탕 같지는 않다. ㅋㅋ

 

 

평을 하자면

목욕탕 시설은 우리 나라 왠만한 목욕탕이나 찜질방이 더 낫고,

수영장 시설은 우리나라 워터파크가 더 낫다.

                           저녁에 가서 그런지 목욕탕에서는 클클한 냄새가 나고..         

수영장은 그냥 따뜻한 물이 있는 야외풀이다.

맨발로 돌아다니는 사람, 신발 신고 돌아다니는 사람 섞여 있고..

저녁에 가면 목욕탕보다는 야외풀에서 노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아마 처음 개발된 온천이라 시설이 노후 되어 그럴 것이다.

하지만 시설이 매우 크긴 크다.

처음엔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를 잘 못 찾을 정도..

 

다른 온천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시설 좋은 찜질방과 화려한 워터파크에 익숙한 한국인이라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유럽 사람들은 엄청 좋아한다.

이 사람들 한국에 오면 깜짝 놀라겠군!

이러면서 괜히 뿌듯해 했다.. ㅎㅎㅎ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한번 더 보기 위해서,

일부러 해야 다 지고 나왔다.

안드라시 거리의 끝에서 끝까지 걸어 세체니 다리 근처로 왔다.

세체니 다리는 도나우 강에 놓인 최초의 다리다.

 

세체니 다리를 짓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19세기 초 헝가리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아슈트반 세체니(Istva Szecheny)

아버지의 부음을 받고도 기상 악화 때문에 배를 타지 못한

안타까운 자신의 경험이 계기가 되어 다리를 건설했다고 한다.

그래서 건설 이전에는 전혀 왕래가 없던 부다와 페스트를

한 도시로 통합하는 역할을 했으며,

오늘날 도나우 강게 놓인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리의 양쪽에는 늠름한 사자상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곳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난 그냥 강변에서 찍어 보았다.

이 사진은 에르제베트 다리 위에서 찍은 부다페스트

원래는 자유의 다리쯤에서 찍어야 예쁘다고 하는데,

11시도 훨씬 지났고,

피곤하기도 하고..

호스텔로 돌아갈 생각에

여기서 찍고 말았다.

 

아 정말 부다페스트에서 4일이나 잔다.

내일은 무사히 슬로베니아 류블라냐로 도착할 수 있길.....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