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63일째] 모하메드 5세 대학 & 우다야(Kasbah Oudaya)
아프리카 Africa/Morocco오늘은 아침 일찍 움직여야 하는 날이라
(어느 순간 7시에 일어나는 것이 일찍 일어나는 것이 되어 버렸다.;;)
몸도 긴장을 했나 보다.
정확히 6시 59분에 일어나서 시계를 확인하고서,
알람이 울리길 기다리며 누워 있었다.
조금 더 이불 속에서 부비적 대다가 벌떡 일어나서 씻고 나갈 채비를 했다.
바로 나가려는 우리에게
직원 아가씨가 금방 쟁반에 모로코식 아침을 차려준다.
우리가 일어나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는
미리 준비해 놓았던 모양이다.
맘이 급했지만 차려 주신 맛있는 아침을 맛있게 먹고
상쾌한 라바트의 바람을 얼굴로 살결로 느끼며 메디나를 걸어 나왔다.
간단히 보이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전통 모로코식 아침..
모하메드 5세(Mohammed V) 의과대학으로 가는 트램을 타기로 했다.
라바트의 트램은 Line1, Line2 이렇게 두 노선이 있다.
여기는 유럽과는 달리 트램 정거장에서 미리 표를 끊어서 승차해야 한다. (6 디르함)
(내부에 티켓판매기계 없음.)
표를 끊고 들어가서 표를 펀치기계에 넣고 탑승시간이 찍히도록 해야 하는데,
승무원이 늘 보고 있기 때문에, 타자마자 바로 기계에 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표가 새 것이므로
다음에 또 쓰려는 얄팍한 꼼수라 오해 받는다. ㅋㅋ
1회용 트램 티켓. 6디르함.
정말 라바트와 안 어울리는 싸이버틱한 트램.
트램이 다닌지 1년 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3명이 치여 죽었다고 한다.
소음이 전혀 없고 너무 조용해서 오는 줄 모르고 길을 건너려고 뛰어 들다가 치인다고 한다.
트램을 타고 가면서 수첩을 보니,
어제 한 여대생이 그려 준 모로코 지도가 있다.
우리가 모로코 지도가 없다고 도시 위치 좀 알려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정성스럽게 그려 주었다.
트램을 잘못 타서 한번 환승을 하고,
(탑승시간이 찍히고 나서 1시간 동안 환승 가능. 역방향 이동 불가능)
무사히 Line 1의 끝 역인 Al.Irfane(알이흐빤느)에 무사히 도착했다.
10분쯤 기다리니,
반가운 아이야와 아이샤가 택시에서 내리며 손을 흔든다.
바로 대학교로 갔다.
‘모하메드 5세 대학이 모로코에서 제일 좋은 대학이냐?’
하고 물었는데,
그냥 그렇다고 대답하면 될 것을 또 토론을 시작한다. ㅋㅋㅋ
뭐 하나도 대충 넘어가는 것이 없는 여대생들.
결국 …
‘최고로 좋은 대학들 중 하나’
로 결론 맺었다.
여기서 또 그들의 순수함을 엿본다. ㅎㅎ
대학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건물을 소개받다가 아이다를 만나고,
다시 이스마를 만났다.
이스마가 우리를 기다리며 보고 있었던 건
다름 아닌 모하메드 5세 의대생 전원의 전과목 성적표!!!!!
끼약!!!!!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전 의대생의 전과목 성적을 교수의 사인과 함께 게시해 놓았다.
오. 마이. 갓!!!
우리나라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게시물.. ㅎㅎ
다들 통과한 승리자였기에 여유 있게 자기 성적이 있는 위치를 알려 주었다.
20점 만점에 한 과목이라도 10점 이하가 있으면 낙제인데,
다들 15점 안팎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1-5학년 전교생의 전과목 성적 게시물.. (요건 5학년 용)
7학년 학부과정 + 2년 레지던트(실습) 중
5년차까지는 통과/낙제 시스템이 적용된다고 한다.
모두 5년차 시험을 통과했기에, 이제 낙제할 위험은 없다고 한다.
어제 아이샤의 어머니는 너무 기뻐서 우셨다고 한다.
모로코의 교육시스템은 프랑스의 그것과 거의 비슷하다.
공립학교는 모두 무료다.
(의대도 마찬가지. 그래서 학생들이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공부에만 열중!!)
사립대학교는 우리나라의 사립대학 등록금과 거의 비슷하며,
그래서 돈 있으면 누구나 갈 수 있다는 인식이다.
그래서 사립대학 중에는 좋은 대학이 없다고 한다.
성적표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학생들이 그다지 학업적으로 우수하지 않아서 공개를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여대생들이 1학년 때 수업을 들었다던 강당(amphitheatre)
해부실... ;;;;;;
둘째 줄에 '아나토미'란 단어가 보인다.
대학생들의 학년말 통과시험이 치러지는 시험장..
입구에 이렇게 대문짝만하게 반입금지물 안내가 되어 있다.. 후덜덜덜..
모하메드 5세 의대 본관건물.
제일 윗층이 도서관이라 한다.
책이 너무 비싸서 다들 빌리거나 복사해서 쓴다고..
입구에서 사진을 찍으라고 해서 한번 찍어 봤다.
대학 & 병원을 나오는 길...
5년 동안 다닌 대학이라 본인들에겐 별로 신기할 것도 없을 텐데,
우리를 위해 일부러 와서 구경시켜 줘서 참 고마웠다.
대학투어를 마치고,
우리는 메디나 근처의 ‘우다야’로 버스를 타고 갔다.
(4디르함, 트램보다 저렴)
버스를 기다리는 우리..
4디르함을 주면 영수증 겸 표인 분홍색 종이를 준다.
여기 많은 사람들 중에 한 명이 차장이다.
처음엔 그냥 자리에 앉아서 어떻게 돈 내나 궁금했는데,
차장 아줌마가 알아서 와서 돈 다 받아갔다. ㅋㅋ
우다야는 옛 요새이자 현재도 만은 예술가들이 사는 마을&성이다.
역사적인 이야기는 많이 들을 수 없었지만,
하얀색과 하늘색으로만 꾸며진 마을과
오래된 성벽과 계단을 보며
그 분위기를 느끼기 만으로도 충분했다.
우다야로 가는 길. 아이다 & 이스마.
우다야로 가는 길. 아이야 & 나 & 아이샤
우다야 가는 길에 잠깐 들른 빵집. 다들 아침을 안 먹어서.. ㅎㅎ
우다야로 가려면 메디나를 거쳐야 한다.
페즈의 메디나보다 면적은 작지만,
길은 넓어서 구경하기 참 좋았다.
발견한 거북이..
말똥과 나는 거북이를 참 좋아한다.
정육점... 왼쪽 아래 붉은 것이 양의 허파..
고무튜브간은 게 꽂혀 있어서 뭔가 했더니 기관지다.. 웩...
시원한 햇빛가리개가 있는 라바트의 메디나..
아랍어가 잔뜻 쓰여 있는 기념품
우다야 입구다!
우다야에 들어왔다.
벽과 바위의 합체! ㅋ
우데야의 정원
혹자는 이 정원을 보고 스페인 안달루시아풍 정원이라는데,
안달루시아 지역 자체가 아랍사람들이 건설한 곳이므로
아랍풍의 정원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듯 하다.
역시 우데야 입구의 정원.
물을 잘 다루는 아랍사람들 답게 정원을 잘 관리한다.
여자들만 한번 찍어 본다.
모로코에서 흔해 빠진 길고양이.
이 고양이는 정말 살이 많은 편이다.
다들 앙상한 뼈를 드러내고 힘겹게 걷는다.
우다야 성벽 옆 조성된 마을..
온통 하얀색과 하늘색 뿐이다.
온통 블루칼라로 도배된 마을도 카사블랑카 근처에 있다는데,
그 곳의 이름은 '샤오웬'이라고 했다.
(정확히 들었는지 모르겠따. ;;;)
아름다운 속 골목..
우다먀 성벽으로 올라서면,
라바트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탁 트인 곳이 있는데,
그 곳은 대서양(Atlantic Ocean)과 아비라카락 강이 만나는 지점이다.
(아비라카락 강은 Rabat와 살레-Sale-를 가르는 강이다.)
옛날에 바다 저 멀리서 모로코로 들어오는 배를
이 곳에서 감시하고 강으로 들여보내주었다고 한다.
한참을 사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모로코로 오기 위해 대서양과 지충해가 교차하는 ‘지브롤타’를 건넜고,
오늘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서 대서양을 본다.
대서양을 바라보는 우리.
기분 좋은 말똥.
그토록 싫어하는 셀카를 찍는다!!!
오우!!!
빅 하트를 만드는 법을 알려 주려고 만들어 봤다.
다들 신기해 하며 따라했다.
데이트 하는 연인...
우리가 시끄럽게 하자 어디론가 사라짐.. ㅎㅎ
바람이 매우 상쾌하다!
말똥도 기분 좋다!
나랑 아이야랑
빅하트는 만드러 보는 센스 있는 아이샤
우다야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여대생들이 우리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 해 줬다.
알고 보니 아까 메디나에서 잠깐 들른 기념품 점에서
아랍어로 ‘애지’와 ‘인범’이라는 글자를 새겨 달라고 주문해 놓고,
돌아오는 길에 찾으려 했던 것이다.
감동!
사진 한 컷!
저 아랍 글자 첫째 쪽이 '애지' 둘째 줄이 '인범'
읽을 수 있겠는가? ㅎㅎㅎ ;;;
아!
여기서 오늘 배운 아랍어 하나! ㅎㅎ
우리가 옛날 코미디에서 자주 들었던,
‘앗싸라비아!’
라는 말이 있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바꿔서
‘웃짜라비아!’
라고 하면 이 나라의 특산품인 ‘카페트’가 된다고 한다. ㅎㅎ
모로코는 프랑스로부터 가장 늦게 해방된 식민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식민지였다기보다는 ‘파트너쉽’ 정도의 관계였던 듯 하다.
물론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수탈도 당했겠지만,
프랑스를 향한 적대의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현재 프랑스-모로코 간 협력관계도 매우 돈독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모로코의 교육은 프랑스의 교육시스템과 거의 비슷하기에,
프랑스 병원에 의사가 모자라면 모로코에서 공수하기도 하고,
모로코-프랑스간 국제전화는 모로코 국내통화료보다도 싸다고 한다.
(이걸 협력관계라고 하긴 좀 그런가.. . ㅎㅎ)
야튼,
여대생들을 통해 들은 모로코와 프랑스와의 관계는 아주 평온해 보였다.
뭐..
기념품 때문에 그런 건 아니고
원래 밥 한끼를 대접하려고 했었다.
코리안 스타일.. ㅋㅋ
오늘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가야 한다는 아이야의 기차시간을 확인하고,
여대생들이 자주 간다는 레스토랑으로 갔다.
(역시.. 모든 음식이 40디르함-6천원- 안팎이다.)
이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식사였는데,
이젠 이별이라는 것이 익숙해서 별로 아쉬움도 없다.
그냥 같이 있는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하고,
즐겁게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아이다와 이스마
말똥과 아이야
Rabat Ville 근처에 있는 맛있고 적당한 가격의 레스토랑.
기차역 정면으로 나 있는 골목으로 들어오면 왼쪽에 바로 있다.
점심을 먹고 헤어질 때,
모로코식으로 양쪽 뺨에 쪽쪽 비쥬를 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터라 그냥 악수만…
그래도 순수하게 우리를 라바트로 초대해 준 아이샤와는 찐한 포옹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혹시나 해서 전화카드를 사서 (10디르함/10분)
프랑스 리옹(Lyon)에 사는 사촌 언니에게 전화를 해 봤다.
낮이라 아무도 안 받는 것 같다.
저녁에 나와서 다시 한 번 걸어봐야겠다.
돌아와서 말똥은 한숨 자고,
난 블로그와 여행정보를 검색한다..
우린 짱 멋진 관계.. ㅡ.ㅡ;;;;
옥상 테라스에 올라가 뒹굴뒹굴 하다가
배도 안 고픈데 저녁시간이 되었다고 슬금슬금 나가 보았다.
오늘은 시장표 음식에 도전!!!
아! 정말이지 저녁이 되니 메디나에 발 디딜틈이 없다.
토요일 저녁이라 더 그런가 보다.
늦은 오후부터 진가를 발휘하는 옥상 테라스.
바람이 정말 시원하다.
아랍 전통 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옥상 벽 장식무늬
발 디딜 틈이 없는 메디나
페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메디나 입구 쪽,
아무도 없는 조용한 식당엘 들어갔다.
Brochette de Poulet (닭꼬치 같은 것) 2인분에 콜라 2개,
총 54디르함…
맛은 그냥 그랬지만
현지인들만 가는 곳에 가서
우리 힘으로 잘 사 먹고 나왔다는 뿌듯함.. ㅎㅎ
드디어 시장표 음식을 먹는다!!!
음! 오늘 하루 컨디션 좋아!!!
돌아가는 길에 아까 유심히 보았던
달팽이 찜(?)을 먹어 보기로 했다.
비 온 뒤 플리트비체 길거리를 방황하던 귀여운 달팽이들이 떠 올랐지만,
이미 너흰 삶긴 것들이니까… ㅎㅎㅎ
사람들이 제일 많은 가판대로 가서 시켰다.
(그래야 바가지를 안 쓴다.. ㅋ)
아저씨 오늘 대박 터졌다.
가판대에 더 이상 사람들이 들어찰 데가 없어서,
가판대 바깥에 서서 먹는 사람도 많았다.
한 그릇에 5디르함.
국물만 한 그릇씩 먹는 사람도 있었다.
다슬기나 소라국물처럼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맛을 기대했지만,
좀 걸쭉하고 고소한 맛이 났다.
달팽이 고기도 소라처럼 쫄깃쫄깃한 맛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는 물컹했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먹고 나서는데,
말똥 왈,
“배 안 부르나, 정말 맛있게 잘 먹대~”
ㅎㅎㅎ
모든 음식은 맛있게, 맛있게,, ㅎㅎ
내 달팽이들. 5 디르함.
달팽이가 날 쳐다보고 있다!
미안, 내가 먹어 줄게. ㅎㅎ
매우 바쁜 아저씨. 오늘 정말 대박.
앞에 있는 달팽이는 손님들이 먹고 버린 껍데기들..
산더미처럼 쌓인 달팽이집들.. ;;
맛있게 먹고 또 옥상 테라스에 올라갔다.
어제 페즈를 떠나면서 같은 방을 쓴 한국인 언니(?)가 준,
나가사키 짬뽕 컵라면을 또 뜯어 먹었다.
남아 있던 와인까지도 올인!
정말 라바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를 맘 편히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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