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똥말똥의 세상여행

[여행74일째] 컴백 투 코리아

유럽 Europe/Spain

아침에 일어나 한국으로 떠날 준비를 한다.

 

호스텔에서 제공하는 아침도 먹고,

씻고,

비행기에서 볼 영화도 다운을 받고,

넷북도 충전시키고, 

공항 터미널 가는 방법도 알아 보고,

E-ticket 도 다시 한번 확인하고,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여행 중에 만났던 사람들에게 메일도 보내고..

블로그도 정리하고,

10시 체크아웃에 맞춰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사람에 따라 세계여행을 하는 방식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겠지만,

보통은 남자가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음식 때문에.. ㅋ

여기서 세계여행을 하는 커플을 2커플 만났는데,

모두 공통된 이야기...

 

여자들이야 여건이 안되면 한 끼 굶는 것 정도야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남자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ㅋ

그리고 3끼를 밀가루로 떼워도 되는 여자들이지만,

밀가루 3끼를 먹였다가는 극도록 날카로워 지는 것이 또 남자들인 것 같다. ㅋ

 

2주 쯤 전..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은 이후로

말똥의 표정이 너무나도 밝다.

사진을 찍어도 이젠 웃는 사진이 더 많다.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들도 

말똥의 인상이 아주 좋아 보이고, 기분이 좋아 보인다고 한다.

 

여행의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준비한 나로서는

아쉬운 점이 한둘이 아니지만,

또 배우자가 저렇게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마냥 내 고집만을 부릴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말똥 없이 혼자서 여행을 했다면 세계여행을 마무리 했을까?

그건 또 장담을 못하겠다.  

혼자서 여행을 했다면,

물론 끝까지 했을 수는 있다.

원래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을 일단 시작하면 끝을 보고 들어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보고 싶었던 리스트의 절반도 못 본 상태에서는,

그냥 들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주 건조하고 지루한 여행이 되었을 것 같다.

호스텔이나 관광지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과 순간 순간 즐겁게 지냈을 수는 있었겠지만,

말똥처럼 옆에서 모든 걸 함께 해 주며 의지가 되는 사람을 만나지는 못했을 테니...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날 설득하면서,

원망도 많이 듣고,

말도 안되는 일로도 구박을 받았던 말똥이지만,

늘 묵묵히 웃어 주고 기다려 주었던 말똥이 참 고맙다.  

 

오늘 바르셀로나 현지 시간 오후 3:40분 카타르(Qatar) 항공편으로 도하를 거쳐 인천으로 간다.

비행시간 15시간 반, 경유시간 2시간, 한국과의 시차 7시간..

 거의 24시간 후에 한국에 도착한다.

 

간다고 맘을 접으니 한국에 가는 것도 좋아진다.

세계여행은 잠시 쉬고,

한국에서 다음 여행지를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