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똥말똥의 세상여행

[여행52일째] 리스본 씨티투어2 (벨렘지구)

유럽 Europe/Portugal

오늘은 리스본 관광지도의 서쪽인 벨렘(Belem)지구로 가 보려고 한다.

중심과는 한참 떨어져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다.

아주 유명한 제로니모스 수도원(Mosteiro Dos Jeronimos, 그냥 영어로 Monastery)

벨렘탑(Torre Belem), 리스본 발견 기념비(Padrao Dos Descobrimentos),

에그타르트가 유명한 벨렘빵집(Pasteis de Belem),

벨렘문화센터(Centro Cultural de Belem), 마차박물관(Coach Museum) 등등

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오늘의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돈이 없다 ㅡ.;;;;;

유로를 구해야 한다. .;;;;;

 

씨티은행 국제현금카드가 포르투갈 ATM에서 작동을 하지 않아

(넣자마자 기계가 바로 뱉어냄.. .;;),

급한 김에 빠울 아저씨에게 유로를 좀 빌리기는 했는데,

이런 식으로 여행을 하는 건 곤란하다.

 

포루투갈의 ATM 기계는 좀 특이하다.

2가지 종류의 ATM 기계가 있는데,

하나는 해당 ATM 은행카드로만 인출이 가능하다.

타 은행의 카드로는 인출 불가

포르투갈 은행을 수수료를 벌 생각이 없는 걸까? ;;;;;;

왜 이럴까?

의아했다.

 

나머니 하나는 물띠방꼬(MultiBanko)라고

아마 리스본의 한 블록 내에 1,2개의 Multibanko 라는 ATM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하다.

Multibanko 기계로는 모든 카드로 인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씨티뱅크 한국계좌의 현금카드는 인식이 안 된다!!!!!

.;;;;;

바로 !”하고 뱉어 낸다.

(내가 받은 느낌이 그랬다는....;;;;)

 

정말 마지막으로 한번 시도해 보자고 Multibanko 기계를 바꿔 가면서 시도했다.

마지막 기계에서!!!!!

돈이 인출되었다!!!!!

 

아래 사진이 우리에게 돈을 쥐어 준 바로 그 기계

 

허접해 보이는 좀 오래된 기계에서는 인출이 되지 않고,

이렇게 Brand-new(신상) 같은 기계에서 시도했더니 되었다.

Multibanko ATM 기는 흔해 빠진 만큼 디자인도 제각각 인데,

이렇게 새로 나온

좀 넓고 멋져 보이는 기계에서 인출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도 제약이 있다.

씨티은행 국제현금카드로는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고,

Visa Mastercard 등의 신용카드 네트워크망을 이용할 수 있는,

씨티체크카드나 씨티신용카드로만 인출이 가능하다.

그리고 인출한도액은 200유로.

 

(포르투갈 여행 시 참고하세요!. 환전은 넉넉히ㅎㅎ)

 

 

다시!

우리의 여행으로!!

 

돈을 찾고 나니 리스본이 더욱 사랑스러워 보인다.

헝가리에서도 그랬다.

씨티뱅크 해외서비스 중단으로 인해 돈 없이 골골거리다가,

포린트(헝가리 돈)를 손에 쥐고 나니 그렇게 부다페스트가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ㅎㅎ

 

게다가 오늘은 버스, 트램, 메트로(지하철) 24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5유로짜리 교통패스도 구입했다!! (메트로 역에서 구입 가능, 티켓구입비용 0.5 유로 추가)

어제처럼 땡볕에 걸어 다닐 일도 별로 없다.

 

우선 Chinese Supermarket(중국마켓)에서,

내일 저녁에 호스트 가족에게 대접할 닭죽과 탕수육 재료를 사러 갔다.

오잉!

신라면과 김치라면이 있다!!!

바로 구입! ㅎㅎ

 하루 종일 들고 다녀야 되지만, 그건 문제되지 않는다. ㅋㅋㅋㅋ

 

 

둘째 날이라 여유도 생기고

트램을 타고 시내 한번 돌아볼까 싶어

꼭 타봐야 한다는 28번 트램을 타고 끝에서 끝까지 돌아 봤다.

유명한 포인트는 다 찍고 간다는데,

가이드북이 없는 나에게는 그냥 건물들일 뿐… ;;

ㅎㅎㅎ

 

트램 내부..

 

그나저나 트램을 타면서 느낀 점은

관광객을 제외하고는 정말 대부분의 승객이 노인 분들이셨다.

처음에는 왜 굳이 서서 가야 하는 트램을 타고 다니시는 걸까 궁금했는데,

(관광객들이 대부분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기 때문에..;;)

트램을 첨부터 끝까지 한번 타고 보니 이해가 되었다.

 

리스본은 7개의 언덕으로 된 도시이다.

그만큼 오르막이 많고, 구불구불한 골목도 많다.

버스와 메트로는 이런 곳을 커버할 수 없다.

하지만 트램은 버스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까지 들어가서

가파르고 좁은 골목길 구석구석 정차해서 사람들을 내려 준다.

언덕에 사는 현지인들에게는 트램이 필수교통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28번 트램을 타고 리스본 시내를 한번 죽 돌고,

벨렝지구로 가는 15번 트램으로 갈아 탔다.

 

(블로그 글을 한참 적은 것 같은데, 이제 리스본 씨티투어의 내용이 시작된다.. 후덜덜덜..;;;;;)

 

 

벨렘지구에서 내리고 바로 보게 된 제로니무스 수도원.

일단 밥 먹고 나중에 둘러 보기로.. ㅎㅎ

 

수도원 바로 옆에 늘 이렇게 긴 줄이 있는 벨렘빵집.

에그타르트가 매우 유명하다!!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는 수도원 근처의 발견 기념비!

바스코 다 가마, 마겔란 등의 항해개척자를 배출해 낸 포르투갈은

그들을 기리고, 그들의 업적을 기억하기 위해 이 비를 세웠다고 한다.

말똥은 이 기념비를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난 처음에는 좀 촌스러워 보였는데,

하나하나 얼굴 표정을 살펴 보며 계속 보고 있으니 애착이 가는 듯 했다.

 

빠울 아저씨의 설명이 기억난다.

바스코 다 가마 more like a CEO (좀 더 CEO 타입의 항해사)

마겔란 more like a sailor (진정한 항해사)

 

이유인 즉슨,

바스코 다 가마는 항해 전,

내가 이것 이것 이것 이 필요하니 준비하고, 이런 식으로 갈 것이다!’

이렇게 부하 선원들에게 지시하고 시키는 스타일이었고,

마겔란은

직접 항해를 하고 방향을 잡고 탐험하는

진정한 개척자였다고 한다.

비록 마겔란을 필리핀에서 죽었기 때문에

그의 선원들이 그의 뒤를 이어서 세계일주항해에 성공했긴 하지만,

둘의 스타일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마겔란을 더 쳐 준다고 한다.

 

이런 설명은 정말 머리에 쏙! 꽂히는 설명이다.

교과서에서 세계 일주를 어떻게 했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이런 집약된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발견기념비의모습..

다들 새로운 곳으로 가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찬 것이 눈에 보인다.

 

기념비 주변의 또 물결무늬 광장.

포르투갈 사람들이 매우 좋아하는 물결 무늬.

 

다름으로 리스본 발견 기념비에서 다리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려 보면,

보도 10분 정도 거리에 또 다른 탑이 있다.

바로 벨렝탑(Torre De Belem)이다.

이건 어디에서 좀 읽은 게 있는데,

탑의 모양이 귀부인의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라 한다.

나는 그렇게 상상하면서 보니 정말 치맛자락을 끌고 가는 귀부인 같아 보였다.

그러나 말똥은 콧방귀를 꼈다.;;;;;;;

 

 

내부는 5유로 정도 내면 들어갈 수 있었는데,

우린 그냥 겉모습만

실제로 탑이 무척 화려했다.

귀부인의 치맛자락이 화려한 것처럼 그렇게 치장이 많이 되어 있었다.

우리는 그 귀부인의 치맛자락을 보면서,

벨렝빵집(Pasteis de Belem)에서 사 온 에그타르트를 질리도록 먹었다. ㅎㅎㅎㅎ

 

벌써 식어 버렸다. ㅠㅠ

 

다음으로 간 곳은,

유명한 제로니무스 수도원(Mosteiro Dos Jeronimos)

사실 아까 빵집(카페)를 들를 때 봤지만,

이제는 내부로 들어가 볼 차례.

멀리서 본 제로니모스 수도원의 모습..

3분의 2정도 담았다.

양쪽으로 조금 더 있음.

 

정문의 모습. 매우 화려하다.

 

우리의 호스트 빠롤 아저씨께서는 건축복원관련 일을 하신다.

그리고 여기 제로니무스 수도원 복원 일도 하셨다!!!!

대단하다!!!

내가 이런 분을 호스트로 만나게 되다니!!!!

영광이다!!!

 

그래서 제로니무스 수도원의 조각돌들을 자세히 살펴 보면,

각자 다른 도장 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조각가들이 돈을 받으려고 자기 문양을 새겨 놓은 것이니,

시간이 되면 한번 자세히 보라고 관람 팁까지 주셨다.. ㅎㅎ

그런데 우리는 까먹고 못 봤다.. .;;;

아저씨.. 미안해요.. ㅠㅠ

 

성당 내부의 관...

누구냐면...

바로 항해사 바스코 다 가마의 시체가 이 안에 있다!!!!

 

수도원 성당 관람을 무료이고,

수도원 관람은 7유로 정도인가?

입장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린 벌써 피곤해져 패스… ;;;;

 

 

주변에 큰 박물관과 문화센터가 있지만

그런 큰 규모의 관람보다는

작고 집약적으로 볼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래서 아들라이드 아주머니가 추천해 주신

마차 박물관(Museu Nacional dos Coches)으로 갔다.

 

수도원 근처에 있기 때문에,

찾기는 아주 쉽다.

수도원 쪽에서 다리 쪽으로 걸어서 5? ㅎㅎ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작지만 볼거리가 많은 마차 박물관(1인당 5유로)

실제로 중세부터 지금까지 사용했던 마차를

그대로 전시해 놓고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마차의 장식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어서

이해하기도 편했다.

 

아주 타이트하게 다다다닥 전시되어 있던 마차들.. ㅎㅎㅎ

 

가장 화려했던 마차...

보다시피 뒷바퀴가 말똥의 키만하다!!

왕의 마차였겠지?

 

이건 여행용 마차. 신변을 위해 다 가린 것 같다.

 

마차를 실제로 보면 정말 1톤급 트럭과 크기가 비슷하다.

앞바퀴 보다 뒷바퀴가 더 큰데,

대부분의 뒷바퀴는 내 키와 맞먹거나 더 컸다. ;;;;;;

 

만화나 영화에 보면,

사륜마차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다들 황급히 피하는 걸 봤는데,

그냥 옆으로 피하면 되지 뭘 저렇게 오바해서 피하나 했다.

하지만 정말 옆에 서 있으니 한번 치이면 죽을 것 같았다. ;;;

규모도 규모였고, 화려하기도 화려하여 볼거리가 꽤 있었다.

겨울용 마차, 여름용 마차, 산길용 마차, 여행용 마차 등등

엘리자베스 2세가 포르투갈 방문 시 타고 다녔던 마차도 바로 코 앞에서 본다.

수도원을 들렀다가 돌아갈 때 가볍게 들러서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다음으로는 관광지도 상에 있는 소싸움 경기장(Campo Pequeno)로 갔다.

사실 소싸움 경기장인줄은 모르고,

그냥 관광지도에 크게 나와 있어서 간 건데..

낚였다. .;;;

그냥 경기가 없으니까 아무 것도 없다.

조용하다.

다만 건물 밖에 있는 경기장(Arena) 그림을 보고

소싸움 경기장? 투우장?

이렇게 추측을 해 봤고,

빠울 아저씨가 맞다고 이야기 해 줬다.

경기장 정면 사진.. 지하는 몰(Mall)이다.

스페인에서는 투우를 할 때 소를 죽이지만,

포르투갈에서는 소를 죽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아저씨는 스페인 투우를 별로 좋아하시지 않으신다고..

 

나도 다큐멘터리에서 봤다.

스페인의 투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빨간 천을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니다.

소에게 꽂을 화려하고 날카로운 칼 7개를 준비해서,

차례로 꽂아가면서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이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소의 숨통을 끊어 놓는 7번째 칼을 꽂을 때,

우리가 투우하면 떠올리는 빨간 천을 흔들며

투우사는 소를 자극한다.

사실 그 때는 이미 소는 6개의 칼을 몸에 꽂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힘이 없다.

투우사는 별로 위험하지 않은 것이다.

피를 철철 흘리며 흥분하는 소를 보며,

사람들은 열광했던 것이다.

 

난 칼에 살짝 베어도 아프다고 난리 치는 사람인데,

이런 고통을 상상만으로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그래서 지금은 스페인에서도 투우가 거의 금지된다고 들었다.

다행인 일이다.

 

 

돌아오는 길에 몰(Mall)에 들러서

작은 기내용 가방도 하나 사고 (기내용 가방이 15유로 밖에.....;;;)

내일 호스트 7명의 식구들에게 해 줄 저녁재료를 샀다.

 

늘 유럽에서 잘 볼 때 느끼는 거지만,

정말 고기가 싸다.

가끔 우리나라 물가는 미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다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또 누군가의 밥줄이기 때문에,

쉽사리 건들기 힘들다는 것도 딜레마다.

 

 

 

 

아주머니가 저녁을 준비하시는 동안 난 둘째딸 다니엘라에게 포르투갈어를 배웠다.

 

 

해산물 리조또로 저녁 만찬을 준비하신 아들라이드 아주머니께 감사.

집에서 식사를 하면서 사교생활을 하는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어쩌면 큰 집을 당연한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