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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초보자도 가능한 황매실액 담그기 / 리얼 후기

DIY

 

 

친정에서 얻어 온

5년 된 매실청 2L를

단 한 달 만에 다 먹어 버린...

남편과 아들...;;;

 

요리에 넣은 건 한 방울도 없었고,

그냥 얼음 넣고 물 넣고 매실주스로만

2L 클리어

 

친정에서 2L 한 병을 더 주신다고 하셨으나

이런 소비속도로는

그 어느 집에서 받아 와도

한계가 있다고 느끼고

생애 첫 청을 담그기로 결심합니다.

 

 

 

잘 익은 황매실 10kg을

거창장날 폐장시간에 가서

저렴하게 득템!!

(4만 원짜리를 2만 1천 원에 그냥 주심.)

 

설탕도 3kg으로 4 봉지 구입

매실청을 담을 통도

3개 구입

 

매실을 씻을 큰 대야와

씻은 매실을 건조할 대형 소쿠리도 필요했고,

통을 소독할 소독액도 필요했고,

설탕과 매실을 넣기 전

통을 미리 소독해서 건조해 놓아야 했습니다.

 

그냥 매실과 설탕을 1:1로

켜켜이 쌓아 넣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고..

매실과 통을 씻고 말릴

넉넉한 공간이 필요했으며...

 

결론적으로....

번.거.로.웠.습.니.다.

ㅋㅋㅋ

 

 

 

매실청 담그기 일단 시작!!

 

 

한 20분 동안

이쑤시개로

매실 10kg 꼭지를 따고,

 

아기욕조를 가지고 와서

물을 받으며

매실 씻을 준비를 합니다.

 

이런저런 세척 방법이 있는데

제가 픽! 한 방법은

넉넉한 물에 식초와 소주를 주르륵 붓고

한 20분 정도 담가 두는 것이었습니다.

 

베이킹파우더로 세척하는 방법도 있었는데,

베이킹 파우더 특유의 미끌거림을

하나하나 깨끗하게 씻을 자신이 없어서

그냥 액체류 중에

인간이 섭취할 수 있는 것(ㅎㅎㅎ)으로

픽! 했습니다.

 

 

 

 

 

 

 

 

 

 

아기 욕조에 물을 받습니다.

 

 

 

 

 

 

식초와 담금소주 한 컵씩 붓고 20분 둡니다.

 

 

 

 

 

 

 

못난이 매실들

 

 

 

 

매실청을 담글 때는

아깝다고 조금 안 좋은 매실을 같이 넣었다가

매실청 전체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에

못난이 매실들을

이쑤시개로 꼭지를 딸 때

따로 분리해 두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바로 담금 소주를 부어

매실주를 만드려고 했는데...

 

무르거나 좋지 않은 부분을 칼로 도려 내고,

좋은 부분만을 매실청으로 담가도 된다고 하여

매실주는 따로 담그지 않았어요.

 

 

설탕을 빨리 녹이기 위해

일부러 살짝살짝

매실에 칼집을 넣기도 한다네요!

 

 

 

 

 

 

통 소독

 

 

 

 

통 소독도 별 거 없었습니다.

빈 분무기 통에

담금 소주를 넣고,

(35도짜리)

그냥 북북북 뿌려 주고

한참 두었습니다.

 

어차피 매실 세척과 건조에

많은 시간이 들어가니

그동안 통 세척을 하면 됩니다.

 

 

 

 

 

어머니 집에서 얻어 온 대야

 

 

 

 

매실 세척을 위해서는

최소 큰 대야가 2개 있으면

빠르고 쉽습니다.

 

 

 

 

 

3번 세척하고,

 

 

 

 

 

 

소쿠리에 담습니다.

 

 

 

 

와,

정말 첫 사진과 비교해 보면

매실이 정말 깨끗해졌어요.

 

목욕시킨 아이 얼굴같이

말갛고 투명합니다.

 

 

 

 

 

못난이 매실들도 깨끗해졌어요.

 

 

 

 

 

 

 

흐린 날씨가 조금 야속하네요.. ㅠ

 

 

 

 

 

 

 

그래도 매실은 잘 말라가요.

 

 

 

 

 

 

 

매실을 건조하는 동안 통도 씻어 말리고요.

 

 

 

 

 

그러고 나서 사진이 없네요.

제가 왜 사진을 안 찍었을까요.

ㅋㅋㅋㅋㅋ

 

처음 하는 거라

너무 정신이 없었나 봅니다.

 

 

 

저녁쯤 되니,

매실도 다 마르고,

통도 거의 건조가 된 것 같아

키친타월로 통의 물기를 한번 더 제거하고

아이를 재우고 11시 무렵

작업을 시작합니다.

 

 

설탕과 매실을 1:1로 쌓아 넣었습니다.

정말 이게 가장 쉬운 단계였어요. ㅋㅋㅋ

 

매실 넣고,

설탕 붓고,

매실 넣고,

설탕 붓고,

 

금방 끝납니다.

 

그렇게 통을 꽉 담그고,

끝났다며 좋아했습니다.

몇 달 후면 매실청을 먹을 수 있겠군~~~

하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매실청은 그 이후가 더 중요한 거 있죠!!!!!

 

설탕을 잘 녹이는 것이 관건!!!!!

 

설탕이 제대로 녹지 않으면,

곰팡이가 피거나(특히 설탕이 적은 경우),

막걸리처럼 시큼한 냄새가 나면서

식초처럼 되기도 한다 해요!

(후들후들덜덜덜)

 

매실과 설탕도 아깝지만,

나의 노력과 에너지,

그리고 환경파괴까지..

 

절대 그렇게 되면 안 되겠죠?

 

 

설탕을 잘 녹이기 위해서는,

 

1. 통을 굴리거나,

2. 통을 거꾸로 두거나,

3. 긴 주걱으로 저어 주거나,

 

 

이런 세 가지 방법이 대표적인데요,

마지막 3번을 강추합니다!!!

 

 

1. 통을 굴리는 것은 힘만 빠지고

별 도움이 안 됩니다.

 

2. 통을 거꾸로 두었다가

저처럼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어요..

ㅠㅠㅠ

 

통을 굴려도 설탕 녹는 속도가 더뎌서

3일째 되는 날 통을 거꾸로 세워 보았어요.

 

매실청은 계속 발효가 일어나기 때문에

기포가 생깁니다.

기포=가스

그래서 통이 점점 빵빵해집니다.

 

거꾸로 한나절 두었다가

매실을 많이 넣은 통에서

매실액이 뚜껑을 비집고 나와서

베란다 절반을 끈적끈적하게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거 있죠...

(폭발하지 않은 것이 다행)

 

바닥은 물론이고,

베란다에 바닥에 있던 다양한 물건들이

매실액으로 엉망이 되어버렸어요.

ㅠㅠㅠㅠㅠ

 

그 사진을 꼭 찍었어야 하는데..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30분 넘게

씻고, 닦고, 씻고, 닦고, 씻고, 닦고,

혼이 쏙 빠져나가는 거 같았어요.

ㅋㅋㅋㅋ

 

끈적이는 액체를 처리하는 건

정말 못할 짓이에요.

 

애 데리고 처리하느라

더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ㅋㅋㅋ ㅠㅠㅠ

 

 

 

그래서

3. 비닐장갑을 끼고

(꼭 끼세요!, 매실이 막 위로 올라와요.)

긴 나무주걱으로

매실청을 바닥까지 긁어서

휘휘 저어 주었더니,

바닥에 있던 설탕도 녹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닥에 있는 설탕은 워낙 단단해서

처음에는 잘 저어 지지 않습니다.

힘이 많이 들어요.  

 

그렇게 또 며칠이 지났습니다.

 

매실액이 샌 통에서...

쪼그라들었던 매실이

다시 통통 해지는 겁니다!!!

ㅠㅠㅠㅠ


이거 뭐지..??

 

또 급 검색!

 

매실이 통통해지는 이유는

설탕이 적기 때문이라고 하여

또 설탕을 추가로 부어 주었습니다.

 

 

 

 

 

왼쪽(매실액 샌 것), 오른쪽(안 샌 것)

 

 

 

 

위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바닥에 설탕이 없는 것이

설탕이 잘 녹은 것이죠.

 

매실이 쪼그라든 거 보이시죠?

저렇게 되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왼쪽 통에

설탕을 추가로 붓고 나서

다시 긴 나무주걱으로

바닥까지 휘휘 저어 줍니다.

 

매실청은 설탕이 덜 녹으면

망하는 겁니다.

 

열심히 저어 주세요,

 

 

처음엔 하루에 1번,

나중엔 2,3일에 1번,

이렇게 젓다 보면,

 

 

 

 

 

이렇게 말끔하게 녹아요.

 

 

 

 

 

 

 

매실도 점점 쪼그라들고 있고요,

 

 

 

 

 

 

 

 

 

 

 

 

문제의 매실 통도

점점 안정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ㅎㅎㅎ

 

 

 

 

 

 

매실청 담근 지 2주 후

 

 

 

두 통 모두

매실이 어느 정도 쪼그라들었습니다.

 

하얀 기포는 발효되면서 나오는 거라

너무 심하지 않다면

괜찮은 거라고 들었어요.

 

 

 

 

 

매실청 담근 지 3주 후

 

 

 

베란다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뒤에 하얀 배경에 옮겨 놓으니

확실히 매실이 많이 넣은 쪽이 진하네요.

 

나중에 매실을 건져 내고 나서

큰 통에 같이 섞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어요.

 

매실도

안정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는 것 같아요.

 

다시 부풀어 오르지 않으면 좋겠네요. ㅋ

 

 

 

 

 

 

껍질도 조금씩 떨어져 나가기도 하구요.

 

 

 

 

기포도 여전히 조금씩 있습니다.

 

 

 

이제는 이틀에 한 번씩

뚜껑을 살짝 열어

가스를 빼 주고 있어요.

 

푸쉭~ 하면

바로 뚜껑 닫습니다. ㅋ

 

아무래도 공기와 접촉하면

좋을 건 없으니까요.

 

3개월 뒤에 매실을 건져낼 건데,

그 때면 쌀쌀한 늦가을이 되어 있겠네요.

 

내년 여름엔

맛난 황매실 주스를 마실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