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똥말똥의 세상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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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457 단유 5일차 (단유 중단!!ㅋ)

육아

 (완전)단유 5일차에

단유를 포기했다 하면,

 

애, 어른 다 고생 시키고

그게 뭐 하는 거냐

 

어이 없어 할 분들이 더 많겠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단유를 원래 계획이었던

내년 봄으로 미루었다.

 

 

이유 1.

산이의 몸 컨디션이 너무 엉망이다.

돌발진, 열꽃, 알러지 등등

 

이유 2.

갑자기 끊은 젖 때문인 지

산이에게 탈수현상의 조짐이 보인다.

오줌 누는 횟수, 색, 냄새 등

평소와 다르다.

그리고 입술이 다 부르터서

허옇게 떴다..

 

이유 3.

 젖에 익숙해 있던 소화 기관이

일반 음식물만 들어 가니

소화가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

입 주변에 뭔가 가 자꾸 올라 오고,

똥을 안 눈다.

 

이유 4.

너무 갑작스런 단유로

젖이 차기 전에 해야 했던

크림 바르기, 엿질금 먹기 등등

해야 했던 걸 하지 못해서,

말도 안 되게 젖이 불어 있을 때

단유를 시작했더니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이유 5.

아마 이 이유가

심정적으로 가장 나의 발목을 잡았던 것 같다.

 

 

내 계획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단유를 시작한 것!!

 

 

나의 계획은 18년 봄에

산이가 잘 걷고

바깥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을 때,

그리고 어린이집을 보낼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시작하려고 했다.

 

아파서 젖빨 힘도 없는 아기가

젖을 좀 안 빤다고

이 때가 단유 기회라고 하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런가?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던

내가 너무 어이 없었고

산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여튼. .

 

이런 생각이 든 건..

단유 5일차가 마무리 될 즈음..

ㅋㅋㅋ

 

나도 참

 

결정하는 데

시간 참 오래 걸렸다.

 

미안해 산아..

ㅠㅠㅠ

 

 

 

 

 

오전 웬종일 보채다가

쓰러져 잠 든 산이

 

단유 이전에는

거실에서 잔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단유 이후엔

침대방엔 아예 들어 가려고 하질 않아서

거실에서 잔 적이 몇 번 있다.

 

 

 

 

 

돌발진인지..

고등어 알러지인지.

 

 

 

 

엄청 심했는데,

잘 안 보여서

앱을 바꾸어 찍어 보았더니,

 

 

 

 

그나마 좀 보이는 듯

 

진짜 실제로 보면

완전 얼룩덜룩

ㅠㅠㅠㅠ

 

 

 

 

단유를 중단하려고 맘 먹기까지..

오늘 하루 얼마나 많이 생각을 했던지..

 

마침 산이도

2시간이나 낮잠을 자 주면서

생각 정리할 시간도 얼추 되었다.

 

 

산이 잘 동안

유축기로 젖을 젖병 2통을 가득 짜 버렸다.

 

냄새가 고소한 게

전혀 삭은 젖은 아니다..

ㅡㅡ.;;;

 

 

적당이 빵빵한..

산이가 딱 먹기 좋은 상태로 만들고

양배추도 빼고...

물도 조금 마셨다.

 

 

마침 들어 온 아빠랑

산이는 목욕을 했다.

 

원래 화장실 안에서 욕조만 보이면

 화장실로 들어 가려고 할 정도로

목욕을 좋아하던 산이였는데,

목욕 하고도 젖을 안 주니까

짜증을 어찌나 내던지.

 

목욕하면서도

계속 흐느끼고 울고..

징징징징.. ㅠㅠ

그 소릴 들으면서

나오면 젖을 줘야 겠다 했다.

 

다 씻고 나온 산이를

안고, 닦이고, 로션을 바르는 내내

징징거리는 아이를 안고

젖을 물리려고 했다.

 

그러자 덥석 물기 보다는..

 

이걸 물어도 돼?

 

라는 의구심 가득한 표정으로

망설이다가

이내 물고는 조용해 졌다.

 

 

남편이 젖 물렸어?

 

그래, 젖 먹이라~

뭐시라고..

 

 

한다. ㅋㅋ

 

 

 

 

젖을 예상처럼

엄청 꿀떡꿀떡 먹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먹고 유모차 산책을

조금 멀리 나왔다.

 

1년 만에 나오는 강변길 ;;;

하나도 변한 게 없네..

 

 

 

 

잔디밭도 그대로..

 

 

 

 

저 멀리

푸르지오가 들어 선 것 말고는

스카이라인이 별로 바뀐 게 없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라던데

그럭저럭 봐 줄만한 하늘

 

내 마음이 안정되어서 그런가

모든 게 평온해 보였던 산책

(산이가 자니까! ㅋㅋㅋ)

 

 

 

 

 

강변길 산책하고 있다니,

 

10분 뒤에 갈 게.

 

라며 금방 합류한 말똥..

 

 

늦은 오후 햇살에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편안하게 늘어진 내 마음과

너무나 흡사하여

사진 한 장 박고

천천히 카페로 돌아 갔다.

 

 

 

 

역시 육아는

엄마의 소신 껏 해야 한다.

 

주변의 말을 듣고 했다가

괜히 자책만 들고..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남의 육아에는

당사자가 요청하지 않을 경우엔

이렇다 저렇다

입을 대지 않기로..

 

 

 

단유 5일차는

그렇게 반전으로 마무리 되었다.

 

단유 실패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라는 한 소아과 의사의 말을 듣고

더 힘을 냈던 것 같다. ㅋ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