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454 단유 2일차(카보크림, 양배추 붙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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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준 카보 크림이 생각났다.
양배추, 오이 등등
찬 기운 성분만 뽑아서 만들었다는
단유를 도와 주는
미국산 크림.
(어떤 성분에, 어찌 사용하는 지는
여러 블로그에 잘 정리되어 있어
검색을 통해
정말 쉽게 알 수 있었다.)
겨드랑이까지 바르래서
듬뿍듬뿍 덕지덕지 발르고는,
어쩌다 인터넷으로 가격을 봤는데,
끼악!
이 작은 30ml짜리가
무려 3만원 후반대!
단유 시 바르는 횟수는
하루 8-12회
하루 만에 다 쓸 듯 ㅋㅋ;;;
언니, 고마워 ㅋㅋㅋ
산이는 오늘 하루도
기력없이 뻗어 있다.
오전 9시에 한 번
오후 2시에 한 번
잠에서 깨서
누룽지 세 그릇 클리어 하고 계속 잔다.
젖은 찾지도 않는다.
옷을 올리고는
젖꼭지를 보긴 하는데,
이내 옷을 덮는다.
젖 빨 힘도 없나 보다 싶어
안쓰러웠다.
엄마 품만 파고 드는 산이
왜 아기들은
아프면 엄마만 찾는가!!
아빠도 있는데!!
ㅋㅋㅋ
그렇게 하루 종일
널브러져 있었던 산이..
한번은 낮잠을
4시간 반이나 잤다. ;;;;
아파서 그런가
안 그래도 밝은 잠귀가
더 밝아져서
정말 그 어떤 소리도 낼 수가 없어서
계속 누웠다, 앉았다
멍하니 반복
쉰다기 보다..
매우 지루했다.
뭔가 가슴 생각도 더 나는 거 같고..
하루 종일 계속 안겨 있는 산이
3-4일 시달렸더니,
꼴이 말이 아니네..
필승!!!
남편 말대로!!
한방에 끝내자!!
팔이 너무 아파서
한 번씩 내려 놓으면
귀신 같이 알고 금방 깬다.. ;;;
아픈 애는 계속 안아 달래야 하지...
재울 때도 계속 안고 있어야 하지...
잘 때도 안고 있어야 하지...
가슴이 띵띵 불어 있는데,
새끼원숭이마냥
찰싹!
달라 붙어 있는 아기를
떼어 낼 수가 있나..
고통이 두 배!! ㅠㅠ
찌릿찌릿
따꼼따꼼한 느낌이
젖이 도는 느낌이라던데,
내가 느끼기에는
젖이 도는 게 아니라
유선의 세포나 근육들이
당겨다 못해
찢어지기 일보 직전의 느낌인 것 같았다.
더 이상 젖이 찰 공간은
없어 보였다. ;;;
다들 지금이 기회라고
애가 젖을 안 찾는 게 어디냐고,
바로 젖 끊으라고
단유를 독촉&독려
....
아는데..
아는데...
단유 둘째 날이 지나는 이 순간도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ㅠㅠㅠㅠ
잠을 잘 자서 그런가...
5시부터
컨디션 회복한 산이가
평소대로 소리 지르며 놀기 시작함.
왠지 밤에 젖 찾을 삘. ㅎㄷㄷ
역시나 젖 찾음.ㅠㅠ
옷을 올리려길래
나도 모르게,
엄마 찌찌 아야.
했더니..
알아 들었나?
옷만 붙잡고
서럽게 울기만 한다.
원래 울면 못생겼는데,
서럽게 우니까 더 못생겼다.
귀엽고 안쓰럽고..
이때까지만 해도
좀 물리자 싶었는데,
이틀을 그렇게 보냈는네
산이가 저렇게 힘들게 버텼는데,
내가 슬쩍 무너지면
산이가 이 과정을 또 반복해야 한다는
미안함과 자책감에
팔이 아픈 줄도 모르고
안아서 달래고
또 달랬다.
너에게 내가 젖을 물렸으니,
내가 떼는 걸 도와 줄게.
나의 책임이야.
많이 울 때는
나도 크게 우는 척 했더니,
힝~ 힝~ 거리면서
고개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한 20분 울었나..
훌쩍이며 잠들었다.
이틀을 이미 젖을 안 먹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괜찮게 잠들었다 싶었다.
아이고,
팔이야
어깨야
허리야
13kg 넘는 널
20분이나 넘게
안고 돌아다녔다니.. ㅠㅠ
앞으로도 계속 이럴까 겁.. ㅠㅠㅠ
그렇게 8시 경에 잠들어서
9시에 한 번 깨고
새벽 2시에 한번 깨고
새벽 6시에 한번 깨고
울고.. 젖 찾고.. ㅠㅠㅠ
이미 절반 왔다며!!
이 과정을 다시 반복할 수 없다며!!
엄마 찌찌 아야.
미안해.
하면서
서럽게 우는 아이를
빨대컵에 물 조금 먹이고,
꼭 안고 한참을 서성여 재웠다.
젖양을 줄이려면,
물을 적게 먹으라는 말이 있던데,
절대적으로 영양가도 줄이자 싶어
아침 조금 먹고
하루 종일 물도 안 먹고,
단.식.했.다.
정신도 없고..
가슴에 신경 쓰느라
먹고 싶은 생각이
생각 외로 나지 않았다.
내 인생에 단식이라니..
ㅋㅋㅋㅋ
절대 못 할 줄 알았는데..
신기하다 신기해.
11시에 퇴근한 남편이
양배추를 사 왔다.
카보크림을 바르고,
브래지어 안에
양배추를 패드처럼 넣었다.
으.. 차가워...
아이스팩은 절대 못 넣겠다. ㅋ
한방에 끝내라던 남편의 말에,
아파도 유축도 안 하고
무식하게 참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랬던 2시에 깨서
두통이 좀 있어
양쪽 다 조금 유축했다.
붙여 놓았던 양배추는
열기에 찐 마냥
너덜너덜 힘 없이 붙어 있었다.
다시 카보 크림 바르고 갈아 주고,
그렇게 밤에도 양배추를 갈았다.
젖이 차서
갑갑하고 아픈데,
양배추가 처음엔 순간 차가워도
딱 적당한 정도의 시원한 느낌을 줘서
순간 기분이 상쾌해 졌다.
양배추가 열을 흡수하긴 하는 가 보다.
양배추 공로 인정!
카보크림을 바르고,
양배추를 붙였다고,
당연히 바로 젖이 줄어 들지는 않는다.
있어 보니,
2-3시간 텀으로 계속 바르고
반나절 정도는 지나야
줄어 드는 게 아니라
"진정되는 느낌"
내일 되면
삭는 느낌이 좀 들었으면 한다.
산이도 덜 힘들어 했으면 한다.
그렇게 그렇게
단유 2일차 밤-3일 차 새벽까지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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