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똥말똥의 세상여행

[김천] 직지사와 세계도자기 박물관

국내 Domestic/여행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한동안 새로운 일을 준비하다 보니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가고, 한달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오늘은 지난 제헌절에 다녀왔던 김천 직지사와 세계도자기 박물관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어떤 곳이든 예전에 들렀던 곳을 다시 찾았을 때 그 느낌이 남다르다.

특히 그 곳이 어릴 적 찾았던 곳이라 이름만이 아련히 기억 속에 남아 있다면,

꽤 긴 시간이 흘러 그 곳을 다시 찾았을 때는 '오! 이렇게 좋은 곳이었던가?' 라며 놀라기 마련이다.

이건 마치 책을 두 번째 읽을 때 느끼는 놀라움과 비슷하다.

김천 직지사를 찾은 날도 바로 꼭! 그랬다.

 

어릴 적부터 스트레스 만땅의 은행업무에서 얻은 피로를 여행을 통해  날려 버리고

그 여행에서 삶의 활력을 찾고자 했던 아버지 덕에 거의 매주 국내여행을 했었다.

그래서 웬만한 국내여행지는 들어봤고, 방문해봤다.

( 다만 이 저렴한 기억력 덕에 어디가 어딘지 구분하지 못하는 게 한스럽다. ㅡ.ㅡ;;;; )

 

오늘의 직지사도 그래서 가볼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말똥과 함께 김천으로 가는 길로 그냥 훅~! 들어가 버렸다. ㅋㅋㅋ

그리고 역시.. '이렇게 좋은 곳이었나?' 깜짝 놀라게 되었다.

 

직지사 가는 길 링크 (굳이.. . 중복해서 포스팅 할 필요 없죠. ㅋㅋ)

http://blog.naver.com/deogjang?Redirect=Log&logNo=50074877382

 

직지사로 들어가는 입구...  

시원한 숲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듯한 느낌...

1인 입장료 2,500원 / 주차료 무료

우린 주차료가 무료인지 모르고 차를 다른 곳에 주차했는데, 괜한 기우였다. ;;;;

 

난 산사(山寺)를 찾을 때에는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여행객으로의 느낌으로 찾는다.

그래서 한자 가득한 건물의 소개 보다는

어떤 계절에 오면 좋을지... 산책하기 좋은지...

어떤 아름다운 곳이 있는지... 주변에 함께 볼 것은 무엇이 있는지.. 등등..

그래서 아마 오늘의 포스팅도 그런 것 중심으로.. ㅎㅎ  

직지사를 들어가는 길..  

이 길을 차를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리가 성한 일반인이라면 구두를 신고 올라가도 무리가 없다.

(난 힐을 신고 갔었음...ㅋㅋ)

 

이렇게 절 내부에는 졸졸졸 물이 흐르는 작은 수로도 있다.

물론 인공으로 만든 수로지만 전혀 인공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소나무가 많아서 이런 커다란 송충이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리 아름다워 보이진 않는다. ㅋㅋ

 

직지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이렇게 잎사귀 가득한 나무들이 하늘과 잘 어울린다.

 

직지사의 대웅전보다.. 만덕전보다..

더 내 눈길을 끌었던 아름다운 누각...

정말 주변 나무들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유명한 직지사의 대웅전.

(사실 뭐가 유명한지는...ㅎㅎㅎㅎ ;;;;)

석가모니불을 모신 건물로 임진왜란 때 불 탄 것을 재건했다고 한다.

탱화도 유명하다는데,

난 높고 시원한 천장이 매우 인상깊었다.

대웅전 맞은편의 넓은 마루에 올라서면 이렇게 한 컷에 담을 수 있다.

꼭 신발을 벗고 올라설 것!!

 

대웅전 맞은편의 마루에 올라 앉은 말똥..

여전히 뚱한 포정..

 

이렇게 넓고 시원한 마루에 아무도 없다.

입장제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신발만 벗고 쑝! 올라서면 다리 쭉 뻗고 앉아서 쉴 수 있는 마루를 즐길 수 있다.

바로 앞에 산과 함께 대웅전의 풍경이 펼쳐져서 더없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대웅전을 나서 만덕전으로 간다.  

 

사실 이 간판은 대웅전을 나서면서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들어가는 길에 찍어 놓았던 것을 지금 붙인다. ㅎㅎ

들어오는입구에서 보면,

직진하면 대웅전,

왼쪽으로 꺾으면 만덕전으로 들어갈 수 있다.

 

만덕전은 특이한 것이..

건물 정면이 입구를 등지고 서 있다. ;;;

그래서 입구를 들어가서 건물을 살짝 돌면 이렇게 아름다운 약수터가 나온다.

 

사실 약수터의 이 아름다운 문양은 합천 해인사에서도 볼 수 있다.

해인사는 아예 땅에다가 이 모양을 박아 넣었다. 

무엇을 위해?

바로 탑돌이 문양이 이 문양이다.

결국 이 문양은 보기에는 복잡해 보여도 하나의 입구와 하나의 출구를 가지고 있다.

물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약수터의 용도로도 꽤 적합한 것 같다. ^^ ㅋㅋ

 

대웅전보다 훨씬 웅장한 만덕전의 모습..

만덕전에서 직지사의 또 다른 모습을 감상하고,

다시 고즈넉한 산책길을 걸어 나왔다.

 

직지사를 들어가는 길이 꽤 산 속이라,

직지사만 보러 먼 길을 가기에는 망설여 질 수도 있지만,

직지사 주변에는 가 볼 만한 장소들이 꽤 있어서

하루 시간을 내서 관광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바로 앞에 아래와 같이 표지판이 되어 있어서 취향에 따라 골라갈 수도 있고,

직지사 입구로 들어오는 도로변에 아주 넓게 조각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정원학을 좀 아는 사람이 만든 것 같은 느낌..

공원이 아주 잘 조성되어 있다.

도자기 전시관, 기념비, 문학관 등 직지사 바로 앞에 이런 장소들이 포진해 있다.  

우리의 선택은 직지사에서 가장 가까운..

'세계도자기전시관' !!

 

도자기 전시관 답게 오자기 문양이 건물 왼쪽에 떡하니 붙어 있다. ㅋㅋ

 

입장료는 이렇게 자판기로 셀프로 산다.

'이건 완전 일본스타일의 느낌인데? '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이 박물관의 도자기를 기증한 '복전영자'님이 일본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이었다.

 

입장료도 1,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그리 크지 않으면서도 전시물이 알차서

정말 직지사를 찾은 사람이라고 꼭 한번 들르고 가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  

 

기증자 복전영자님은 오랫동안 일본에서 자기미술에 관하여 공부한 자기이론가라고 한다.  

세계 여러나라들을 돌아다니며 도요지와 박물관을 시찰하면서

2대에 걸쳐 수집한 작품들을 김천시 기증하였다고 한다.

이런 소중한 작품들을 무상으로 기증하기란 쉽게 맘 먹어서 될 일이 아닌데,

참 대단한 아주머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도 특이하여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들 것 같다.

 

전시장에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도자기 타일들..

독일의 최고 도자기 브랜드 '마이센'의 마크이다. (다음 사진 참조) 

여기 부터는 촬영금지라고 되어 있어서

되도록 사진을 찍지 않으려고 자제했다.

그러나..

전시장에 관람하는 사람이 우리 뿐인 관계로,

CCTV가 있었지만 사진을 찍었다. ㅎㅎ

(하지만 블로그에는 올리지 않겠다! ㅋㅋ)

 

 위에 있는 도자기 타일의 문양을 회사마크로 사용하는 독일 마이센..

각 나라별로 유명한 도자기를 짧고 간결하게 소개해 놓았는데,

주로 유럽의 도자기들이 많았다.

김천에서 유럽의 도자기를 감상하는 것이 좀 어색하긴 했지만,

전시물의 퀄리티가 매우 높아서

1,000원이라는 관람료로 관람하는 것이 미안하기까지 했다.

 

벽에 있는 설명들 이외에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전자교탁..

 

이렇게 꾹, 꾹, 눌러 가면서 찾아 보면 된다.

예전에 학교에서 쓰던 전자교탁과 똑같다.

 

도자기를 실컷 관람하고 나와서 배가 너무 고파 다른 곳들은 패스..

오는 길에 잠시 내려서 조각공원의 일부만 찍고 얼른 길을 나섰다.

밥을 먹기 위해.. ㅎㅎ

 

조각 공원의 일부..

원래 그 아래로 훨씬 더 넓은 조각 공원이 있지만,

차 대기도 수월치 않고 말한대로 배가 너무 고파서 다 패스 패스 패스 패스..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3시가 다 되어 가도록 점심을 못 먹었다.

 

오는 길에 결국 적당한 식당을 찾지 못해 짜장면으로 식사를... ㅠㅠ

배가 터질 것 같이 먹고 나서야,

아까 들르지 못했던 문학관이나 조각공원에 대한 아쉬움이 뭉글뭉글 끓어 올랐다. ㅎㅎ

 

김천 직지사는 정말 하루 시간 내어서 관광하기에 좋은 곳인 것 같다.

특이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나중에 아가들하고 손잡고 와야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