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똥말똥의 세상여행

[여행58일째] 알함브라 궁전(Alhambra)

유럽 Europe/Spain

오늘은 알함브라 궁전을 보러 가는 날..

여러 소설과 동화 속에도 등장하는 상상 속의 궁전..

모두들 최고 최고 하니까 은근 기대를 하면서도,

연달아 여럿 성과 왕궁을 봐 온 터라

실망하면 어쩌지 하면서 내심 긴장하기도 했다.

 

일단 왕궁관람은 오후 4시쯤 가기로 했다.

알함브라의 관관 뽀인트라고 할 수 있는 Nasrid 궁전 입장시간이 7시였기 때문에,

2-3시간 쯤 미리 가서 나머지를 관람하고 가면 딱 맞겠다 싶었다.

 

일단 알헤시라스(Algeciras)로 가는 버스표를 끊으러 버스터미널로 갔다.

알헤시라스는 안달루시아의 남쪽에 위치한 도시(자치지구)이다.

지도를 보면, 이베리아 반도와 아프리카 대륙이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곳에

'지브롤터 해협'이 있다.

그 지브롤터를 건너는 페리 터미널이 스페인과 모로코에 각각 2군데(3군덴가?;;)씩 있다.

사실 가장 인기 좋은 노건은 쾌속선으로 30분 밖에 안 걸리는

Tarifa(타리파,스페인)-Tangier(탕헤르,모로코) 노선이지만..

그러나다에서는 Tarifa로 가는 직행버스가 없다. ;;;;

그래서 알헤시라스(Algeciras)-탕제르(Tangier) 노선으로 대체했다.

1시간 걸리는 쾌속선도 있고, 2시간 15분 걸리는 완행선도 있다.

하지만 모로코가 스페인보다 시차가 2시간 느리기 때문에,

결국 도착하면 시간은 전혀 흐르지 않거나 더 이른.. 아주 기막힌 타이밍이 된다.  

 

사실..

가이드북도 없이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역시..

구글(Google)과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 광검색으로 가능했다.

우리나라 블로그의 모로코 여행기는

온통 단체여행 후기 뿐이고....

 

야튼.. 다시 버스터미널로..  

어제 버스를 타고 올 때 별로 안 멀어 보여서 걸어갔는데(5분 정도 걸렸음..),

땡볕에 30분을 넘게 걸어갔더니 현기증이 닌다. ;;;;

 

가는 길에 만난 투우경기장.

투우 경기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사람들이 표를 사는 걸로 보아 성행 중인가 보다.. ㅠㅠ

철창을 비집고 카메라를 집어 넣어 한번 찍어 보았다.

TV로만 보던 경기장의 모습이 보이니 조금 가슴이 뛰기도 했다.

소야..

미안해.. ㅠㅠ

 

이렇게 줄이 잔뜩 서 있었지만, 우리는 3분 만에 표를 샀다.

어떻게?

옆에 있는 기계로.. ㅋㅋㅋ

 

사람들이 왜 기계로 안 사는지 모르겠다.

어떤 곳은 비어 있기도 한데, 배낭족들도 그냥 줄을 서 있다.

기계로도 충분히 버스 스케줄 검색이 가능한데.. 음...

모르는 걸까... ;;;

 

오는 길에 슈퍼에서 들러 해산물을 사 왔다.

포르투갈도 그렇지만 스페인도 사람들이 해산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홍합탕과 양념문어볶음 그리고 쌀밥. ㅎㅎ

특히 홍합탕이 무지 맛있었다!!!

얼마 만에 먹어 보는 탕인지.. ㅋ

 

늦게 일어난 덕(?)에 호스텔에서 주는 아침도 못 먹고,

버스표 끊고 밥을 먹었더니 벌써 3시가 지나 간다... ;;;;

모로코 여행도 준비해야 하는데.. 

뭐, 어찌 되겠지. ㅎㅎ

 

이제 알함브라로 간다!!!!

많은 관광객들이 30번 32번 버스를 타고 알함브라로 간다고 한다.  

15분 정도만 걸어 올라가면 되는데,

안 걸어 올라가려고 버스를 탄다.. 음.. ㅡ.ㅡ;;;;

사실 그 15분 거리도 알함브라 궁의 맨 초입을 걸어올라가는 것이기에,

알함브라의 일부이다.

넓고 시원한 그늘길에 인공수로의 물소리까지..

마치 산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

체력이 된다면 걸어 올라가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다.   

 

알함브라는 그네들의 말 뜻으로 '붉은색(Red)'을 뜻한다고 한다.

(어린이 영어동화책에서 읽었음..;;) 

알함브라는 이슬람 건축물이었지만,

15세기 말(1492년) 카톨릭 왕조에 의해 정복당하고 재건되면서,

기존 성에 또 다른 왕궁이 붙여 지고, 또 붙여 지고 해서

사실은 아주 짬뽕 양식의 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축물들이 이슬람 양식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그 당시 카톨릭 왕조도 함부러 부수지 못할 만큼 멋지고 대단했던 곳이었다는 점을 암시한다.

사실 오늘 관람하는 내내 지금 건물의 이 화려한 문양 속에,

칼라로 모두 색이 입혀졌을 그 당시를 상상하며

온몸에 전율이 일기도 했다.

특히 사람들이 가장 쳐주는 Nasrid 왕궁은 이슬람 양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건물로,

내부에 이슬람 통치 시절 지어진 3개의 궁전(Palace)로 구성되어 있다.

입장인원과 입장시간이 철저하게 제한되는 것으로,

그 가치가 더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 이제부터 알함브라 관람 시작!

 

알함브라 표를 스캔하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길.

길다란 나무들이 가로수로 죽죽 서 있는 거리가 굉장히 이색적이다.

 

나무 안의, 나무 안의, 나무 안의 나무..

Generalife(제너럴라이프) 아랫정원의 일부..

 

알함브라 궁전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뉜다.

'정원 중의 정원', '최고의 정원' 이라는 뜻의 Generalife(제너랄라이프)

'요새'라는 뜻의 Alcazaba(알카자바)

왕궁이 모여 있는 Nasrid Palace(나스르 궁전)

우리가 처음으로 선택한 곳은 '정원(Generalife)' 이였다.

 

이름 모를 꽃,, 그러나 아름다운 꽃..

 

역시 아름다운 꼿..

 

천리향처럼 꽃냄새가 만발하던 꽃..

 

시원한 물줄기

 

요기부터는 윗 정원(upper garden)

 

 

 

물 계단 (Water stairway)

계단 양 옆으로 손잡이 부분에 물이 졸졸 흘러내려 시원함을 선사한다.

 

오늘 내 모자를 쓰고 다닌 말똥.

앞머리가 눈을 찔러서 힘들어 한다.

 

정원을 나가는 길

감상하느라 사진은 뒷전.. ㅎ

 

다음으로  요새(Alcazaba)로 고고씽~

알카자바 방향표시판.

 

요새로 가는 길..

가는 길마저 아름답다.

 

요새로 들어가는 입구..

열쇠모양이다. ㅋㅋ

 

 

요새를 한번 찍어 보았다.

올라가서 보니..

어제 우연하게 발견해서 사진을 찍었던 알함브라의 일부가 바로 이곳이었다.

알함브라의 가장 높은 곳인만큼,

멀리서도 잘 보였나 보다.

 

요새에서도 이리저리 길은 많다.

내 모자를 쓰고 가는 말똥.

 

요새는 상당부분이 복원 중이다.

겉모습만 멀쩡.. ㅋㅋ

 

알카자바에서 내려다 본 그라나다 시가지..

색감이 아늑하다.

 

'내가 가장 높다!!!'하고 말하는 것 같다. ㅎㅎ

 

요새를 30분 정도 둘러 보고..

때 아닌 낮잠을 자게 된 말똥..

이미 오후 6시였으므로 씨에스타(낮잠시간)는 아닌 시간.. ... ;;;;

 

실지 스페인에서 3,4시에 거리를 나오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스페인이나 남미의 씨에스타(낮잠시간)를 잘 몰랐던 말똥도,

너무나 신기해 하며 슬렁 슬렁 오후 거리를 즐겼다.

 

다음으로 가는 7시 입장의 나스르(Nasrid) 궁전..

이렇게 시간에 맞춰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한다.

7시 입장이 마지막 입장. (여름 시간)

 

나스르 궁전에 들어서서 만나게 된 화려한 벽..

옛날... 이 문양들이 다 색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전율이.... 드드드드드드....

 

정교한 문양들..

만져보면 어떻게 만들었을가 싶다.

 

 

 

 

나스르 궁전 안의 호수..

물에 비친 궁의 모습이 아름답다.

 

생명수를 들고 근엄한 표정을 지어보는 말똥.

나스르 궁전 안에서.  

 

지는 태양이 마지막 빛을 뿜어서 나스르를 꿈 속에 있는 듯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아랍(이슬람) 문명 사람들은 매우 똑똑하고 위생적이었다고 한다.

(역시 영어동화책에서 읽음..;;)

물을 관리하는 능력이 탁월했는데,

그래서 이렇게 정원도 과학적으로 잘 관리했다고 한다.

(정원이라는 것이 물이 많이 필요로 하는 곳이므로)

궁전 곳곳에는 분수대와 인공호수가 많은데,

모든 물은 낙차나 수압으로 스스로 흐르고 뿜어지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지금 아래에 보이는 건 사자궁전(the Court of the Lions) 중앙에 있는 사자분수대.

지금 그 당시 분수처럼 저절로 물이 뿜어져 나오도록 하기 위해 복원 중인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건물 내부에 있던 물길..

지금은 물이 없지만, 예전에는 이 물이 바깥 사자분수대 쪽으로 흘러갔다.

(사실.. 물길보다... 늘씬한 한 언니의 다리가 더 돋보이는 구나... ㅎㅎㅎ)

 

 

나스르 궁전에서..

국적을 알 수 없게 묘하게 생긴 나..

어떨 땐 일본인 같다가.. 어떨 때 중국인 같다가..

어떨 땐 한국인 같다가... 어떨 땐 동남아 사람 같다... ;;; 

그래도 제일 자주 들은 말은 '곤니치와', '모시모시'..

 

나스르 궁전을 나서면서...

 

알함브라 궁전을 나서면서,

궁전에서 흔하디 흔한 꽃 중에 한송이를 담아 봤다.

 

4시간 가까이 관람했다.

나이를 망각한 관람 ㅋㅋㅋㅋ

그래도 길이 아스팔트가 아닌 자연흙길이라 피곤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알함브라 궁전은 가이드가 있으면 좀 더 재미있는 관람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분위기만 느껴도 충분히 인상적인 곳.

'스페인 속의 이슬람 문화'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인 곳.

알함브라.

La Alhambra de Granada